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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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최강욱 열린민주당 신임 대표에게 검찰개혁을 당부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최 대표의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배정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와 엇박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 대표는 14일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해 "민주당 내에서 나의 법사위 배정을 배제하는 움직임이 있다는 걸로 들었다"며 "민주당에서 이탄희, 김용민, 김남국 당선자 등 법사위에 배정해야할 초선들이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최 대표가)법사위에 들어갈 공간이 있겠나는 이야기들이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민주당의 공식적인 입장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민주당 내 이 같은 분위기가 있다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최 대표에게 축하 전화를 하며 검찰 개혁을 부탁하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과 달라 파장이 예상된다.

김성회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최 대표에게 전화해 "권력기관 개혁 문제는 국회에서 통과된 법안의 실질적 구현과 남아있는 입법 과제 완수와 함께 이뤄야 할 과제"라며 "열린민주당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문 대통령이 최 대표에게 축하 전화를 한 것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 대변인은 이날 문 대통령이 최 대표에게 전화한 것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민주당에서 회의석상을 비롯해 (문 대통령에 전화에 대해) 전혀 논의되는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21대 총선때부터 최 대표를 비롯해 열린민주당의 행보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왔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살리기'에 집중해야하는 상황에서 열린민주당이 검찰 개혁 및 언론 개혁 등 화력을 분산시킬 수 있는 의제를 앞세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최 대표가 21대 국회 초반부터 검찰 개혁 등을 강력하게 주장할 경우 야당과의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내부적으로 경계의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15 총선 과정에서도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의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열린민주당이 민주당의 제2 비례정당이라고 하자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열린민주당, 친문 '참칭' 말라"고 경고했고, 이에 대해 최 대표는"'참칭'은 미래통합당 비판 때 써라"며 응수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