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온실가스 배출권 246만t 남는다…가격 떨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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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온실가스 배출권 시장에서 여유분이 246만t에 달할 전망이다. 작년 평균 t당 2만9126원였다가 지난달 4만원대까지 치솟았던 배출권 가격이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환경부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대상 611개 업체가 제출한 배출량 명세서를 최근 분석한 결과, 2019년 배출량은 5억8941만t으로 전년(6억150만t)보다 2% 감소했다고 밝혔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든 건 2015년 배출권 거래제 시행 이후 처음이다.
온실가스 배출권, 왜 거래하나
2015년 도입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는 각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준으로 배출 허용량을 배정한 뒤 이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다른 기업에서 남는 배출권을 사서 충당하도록 한 제도다.
제1차 계획기간(2015∼2017년), 제2차 계획기간(2018~2020년)을 거쳐 내년부터는 제3차 계획기간(2021~2025년)에 돌입한다. 3차 계획기간부터는 배출권을 돈 주고 사야 하는 유상할당 비중이 3%에서 10% 이상으로 확대된다. 100만큼 배출권을 할당받으면 기존에는 3만큼만 줄이거나 돈을 주고 사면 됐지만 이제는 10 이상을 줄이거나 사들여야 한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지게 된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는 '각 업체들이 친환경 설비투자 등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라'는 신호인 셈이다. 하지만 거래제가 도입된 이후에도 △2015년 5억4270만t △2016년 5억5433만t △2017년 5억7195만t △2018년 6억150만t 등 매년 배출량은 증가해왔다. 2019년 배출량은 전년보다 1209만t가량 줄어들었다.
온실가스 배출량, 작년엔 왜 줄었나
작년 배출량 추이를 업종별로 보면 발전,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10개 업종은 전년 대비 배출량이 감소했다. 반면 철강, 정유 등 12개 업종은 배출량이 증가했다.
배출량이 전체적으로 줄어든 건 첫 번째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설비투자 등 업계의 노력이 주효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크게 감소한 업종은 발전에너지업종이다. 2018년보다 8.6% 감소한 2억5290만t이 배출됐다. 환경부 측은 "미세먼지 저감대책에 의한 발전소 가동률 감소, 유연탄에서 액화천연가스(LNG)로의 연료 전환 등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원인은 경기 침체다. 제조업체들의 생산량 자체가 감소했다. 공장이 덜 돌아가서 온실가스 배출도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자동차업종과 디스플레이업종에서는 작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보다 각각 4.5%, 8.5% 줄었다. 환경부에서는 "생산량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봤다. 반면 철강업종에서는 조강 생산량 증가 등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보다 7.1% 증가했다.
온실가스 배출권 가격 떨어지나
환경부는 이번에 제출된 배출량 명세서를 바탕으로 배출권 시장 내 배출권 과부족 여부를 분석했다. 수급분석 대상업체는 총 607개다. 전체 거래제 대상업체 611개 중 4개 업체는 업종 분할 등의 이유로 이번 수급분석에서는 빠졌다.
607개 업체 중 206개 업체는 배출권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족분은 총 2038만t이다. 반면 397개 업체는 할당량보다 2869만t의 배출권을 추가로 확보했다. 이에 따라 시장 전체적으로 832만t의 배출권이 여유가 있다는 게 환경부의 추산이다. 나머지 4개 업체는 수급분석일(2020년 5월 6일) 기준 이미 넘치거나 부족한 부분에 대한 거래를 마쳐 과부족량이 0으로 나타났다.
내년까지 일부 배출권을 이월하거나 사들이는 양을 반영해 추산해보아도 배출권이 시장에서 남는다는 게 환경부의 계산이다. 배출권이 남은 업체는 배출권 순매도량의 2배 또는 5만t(사업장은 1만t) 중 큰 값의 범위 내에서 다음해로 배출권 이월이 가능하다.
환경부는 배출권이 남는 업체의 이월량(최대 2169만t)과 배출권이 부족한 업체의 차입량(최대 1559만t) 등을 감안하더라도 246만t의 여유가 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남는 온실가스 배출권을 무제한으로 이월할 수 없는 만큼 고공행진하던 온실가스 배출권 가격이 차츰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15년 1월 12일 개장 첫날 t당 8640원이었던 온실가스 배출권은 작년 평균 2만9126원까지 치솟았다. 최근에는 4만원대까지 올라 업계에서 배출권 구입비용 부담을 호소했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산업활동이 위축되면서 배출권 가격은 더욱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환경부는 각 업체에서 제출한 배출량 명세서를 평가·검토하는 과정에서 배출량이 변동될 수 있는 만큼 배출권 수급 상황을 면밀하게 살펴볼 계획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업체들이 재출한 명세서에 대한 적합성 평가, 이의 신청 등을 거쳐 8월 말 최종 확정된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14일 환경부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대상 611개 업체가 제출한 배출량 명세서를 최근 분석한 결과, 2019년 배출량은 5억8941만t으로 전년(6억150만t)보다 2% 감소했다고 밝혔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든 건 2015년 배출권 거래제 시행 이후 처음이다.
온실가스 배출권, 왜 거래하나
2015년 도입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는 각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준으로 배출 허용량을 배정한 뒤 이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다른 기업에서 남는 배출권을 사서 충당하도록 한 제도다.
제1차 계획기간(2015∼2017년), 제2차 계획기간(2018~2020년)을 거쳐 내년부터는 제3차 계획기간(2021~2025년)에 돌입한다. 3차 계획기간부터는 배출권을 돈 주고 사야 하는 유상할당 비중이 3%에서 10% 이상으로 확대된다. 100만큼 배출권을 할당받으면 기존에는 3만큼만 줄이거나 돈을 주고 사면 됐지만 이제는 10 이상을 줄이거나 사들여야 한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지게 된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는 '각 업체들이 친환경 설비투자 등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라'는 신호인 셈이다. 하지만 거래제가 도입된 이후에도 △2015년 5억4270만t △2016년 5억5433만t △2017년 5억7195만t △2018년 6억150만t 등 매년 배출량은 증가해왔다. 2019년 배출량은 전년보다 1209만t가량 줄어들었다.
온실가스 배출량, 작년엔 왜 줄었나
작년 배출량 추이를 업종별로 보면 발전,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10개 업종은 전년 대비 배출량이 감소했다. 반면 철강, 정유 등 12개 업종은 배출량이 증가했다.
배출량이 전체적으로 줄어든 건 첫 번째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설비투자 등 업계의 노력이 주효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크게 감소한 업종은 발전에너지업종이다. 2018년보다 8.6% 감소한 2억5290만t이 배출됐다. 환경부 측은 "미세먼지 저감대책에 의한 발전소 가동률 감소, 유연탄에서 액화천연가스(LNG)로의 연료 전환 등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원인은 경기 침체다. 제조업체들의 생산량 자체가 감소했다. 공장이 덜 돌아가서 온실가스 배출도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자동차업종과 디스플레이업종에서는 작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보다 각각 4.5%, 8.5% 줄었다. 환경부에서는 "생산량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봤다. 반면 철강업종에서는 조강 생산량 증가 등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보다 7.1% 증가했다.
온실가스 배출권 가격 떨어지나
환경부는 이번에 제출된 배출량 명세서를 바탕으로 배출권 시장 내 배출권 과부족 여부를 분석했다. 수급분석 대상업체는 총 607개다. 전체 거래제 대상업체 611개 중 4개 업체는 업종 분할 등의 이유로 이번 수급분석에서는 빠졌다.
607개 업체 중 206개 업체는 배출권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족분은 총 2038만t이다. 반면 397개 업체는 할당량보다 2869만t의 배출권을 추가로 확보했다. 이에 따라 시장 전체적으로 832만t의 배출권이 여유가 있다는 게 환경부의 추산이다. 나머지 4개 업체는 수급분석일(2020년 5월 6일) 기준 이미 넘치거나 부족한 부분에 대한 거래를 마쳐 과부족량이 0으로 나타났다.
내년까지 일부 배출권을 이월하거나 사들이는 양을 반영해 추산해보아도 배출권이 시장에서 남는다는 게 환경부의 계산이다. 배출권이 남은 업체는 배출권 순매도량의 2배 또는 5만t(사업장은 1만t) 중 큰 값의 범위 내에서 다음해로 배출권 이월이 가능하다.
환경부는 배출권이 남는 업체의 이월량(최대 2169만t)과 배출권이 부족한 업체의 차입량(최대 1559만t) 등을 감안하더라도 246만t의 여유가 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남는 온실가스 배출권을 무제한으로 이월할 수 없는 만큼 고공행진하던 온실가스 배출권 가격이 차츰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15년 1월 12일 개장 첫날 t당 8640원이었던 온실가스 배출권은 작년 평균 2만9126원까지 치솟았다. 최근에는 4만원대까지 올라 업계에서 배출권 구입비용 부담을 호소했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산업활동이 위축되면서 배출권 가격은 더욱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환경부는 각 업체에서 제출한 배출량 명세서를 평가·검토하는 과정에서 배출량이 변동될 수 있는 만큼 배출권 수급 상황을 면밀하게 살펴볼 계획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업체들이 재출한 명세서에 대한 적합성 평가, 이의 신청 등을 거쳐 8월 말 최종 확정된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