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별자리·제일로 작은 그릇

▲ 밤 끝으로의 여행 = 인간들에게 덧씌워진 억압의 굴레와 고난의 끝없는 윤회를 생생한 현실을 통해 그대로 보여준다.

프랑스 의사이자 작가인 루이 훼르디낭 쎌린느(1894~1961)의 데뷔 작품이자 문제작으로 꼽힌 장편소설이다.

프랑스의 농촌과 도시 뒷골목, 시장통에서 살아가는 민초들의 언어를 생명력 있게 날 것으로 담아냈다.

광기 어린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인간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드러낸다.

분노와 냉소에 찬 주인공들은 당시 실존이 위협받는 인간성의 마지막 발로로 받아들여졌다.

전쟁과 식민지, 프랑스 빈민가들에 대한 묘사는 상당 부분 국제연맹 등에서 일했던 저자의 자전적 경험을 반영한 것이라고 한다.

쎌린느는 반유대주의와 파시스트 성향으로 이후 외면받지만 탁월한 문학적 성취로 인해 문학사에서 재평가된다.

이형식 옮김.
최측의농간. 736쪽.
[신간] 밤 끝으로의 여행
▲ 황금별자리 = 소설 토정비결로 유명한 이재운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120년 전 금오 천제석이 선언한 후천 개벽이 21세기 어느 날 부산에서 바이러스 사태를 계기로 시작돼 마침내 새 하늘, 새 땅이 열리고 새 사람이 탄생한다는 내용이다.

'정역'을 전수한 천제석이 후천 세상을 열고자 '천지 공사'를 벌이고, 그로부터 120년 뒤에 천문학적 변화로 바이러스, 지진, 화산 폭발 같은 재앙이 일어나며 개벽을 연다.

시작은 부산에서 창궐한 바이러스다.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조사에 나서는데, 치명적인 바이러스로부터 살아남은 자들은 유전자 염기 서열이 다른 신인류였다.

이들 신인류는 인본을 중시하는 새로운 세상을 열고자 동분서주한다.

나무옆의자. 312쪽. 1만3천원.
[신간] 밤 끝으로의 여행
▲ 제일로 작은 그릇 = '메말라 붙어버린 가슴속 아픔을/ 한 올 한 올 꺼내 보아도 되겠지만/ 이제는 정말/ 싸늘히 아름다워지던/ 뒷모습이나 그려볼 수밖에 없네요'(시 '태산목꽃 피던 날' 일부)
구재기 시인이 구도적 시상을 담아 오랜만에 내놓은 시집이다.

불교적 사유를 바탕으로 생성과 소멸,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물며 존재의 근원을 탐색한다.

시인의 시는 연기(緣起)를 통해 삼라만상을 인식하며 이는 타인에 대한 사랑과 연민으로 이어진다.

찰나의 희로애락에 흔들리는 모든 이들을 따뜻이 어루만진다.

구재기는 1978년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해 시집 '모시올 사이로 바람이', 시선집 '구름은 무게를 버리며 간다' 등을 펴냈다.

신석초문학상, 충남도문화상, 한남문인상 등을 받았다.

천년의시작. 136쪽. 1만원.
[신간] 밤 끝으로의 여행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