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유상증자 나선 대한항공, 코로나 위기서 숨통 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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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자금 수요는 충당…코로나19 장기화에 유동성 위기 지속할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곳간이 텅 빌 지경이었던 대한항공이 사상 최대 규모인 1조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결정하면서 일단 단기 유동성 위기는 무사히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지속으로 여객 수요 회복이 당분간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실탄'이 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려워 추가로 체질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14일 이사회에서 3천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대한항공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전날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3천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전환사채 3천억원 중 2천100억원은 채무 상환에 쓰이고 나머지 9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유상증자 1조원과 정부 지원금 1조2천억원을 합한 총 2조2천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게 돼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은 끌 수 있게 됐다.
앞서 산은과 수은은 지난달 24일 대한항공에 운영자금 2천억원 지원, 화물 운송 관련 자산유동화증권(ABS) 7천억원 인수, 전환권 있는 영구채 3천억원 인수 등을 통해 총 1조2천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다만 항공기 리스료 등 매달 나가는 고정비용이 5천억∼6천억원에 이르고 연간 금융 비용이 5천400억원 이상인 점 등을 고려하면 이번 유동성 확보만으로 위기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 자금 수요는 충당할 것으로 판단되나 코로나19 종식이 요원한 상황이어서 충분한지를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회사채와 ABS, 차입금 등을 합해 올해 3조8천억원 규모를 갚아야 한다.
이중 상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은 9천억원 규모다.
결국 전체 매출 실적의 70%가량을 차지하는 여객 매출이 회복되지 않으면 유동성 위기는 지속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여객 매출의 94%를 책임지는 국제선 운항률은 10%대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태원발 집단 감염으로 국내 코로나19 방역에 비상이 걸린 데다 중국, 독일 등에서도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을 보여 당분간 전면적인 국제선 운항 재개와 여객 수요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대한항공은 6월부터 미주와 동남아 등 일부 노선의 운항을 재개할 계획이지만 이는 평시 국제선 좌석 공급량의 20%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국제선 수송량이 정상화하는 시점은 빨라야 올해 4분기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한항공이 그나마 운휴 중인 여객기를 화물 전용기로 사용하고 코로나19 진단 키트를 비롯한 의약품 수송을 늘린 덕분에 1분기 화물 운송량이 작년 대비 8% 이상 증가하며 1분기 영업손실 폭을 줄이기는 했으나 여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효과는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이후 대한항공의 유휴자산 매각 작업도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대한항공은 서울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금싸라기 땅인 송현동 부지를 비롯해 왕산레저개발 지분,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등을 매각하기로 하고 매각 주관사로 삼정KPMG·삼성증권 컨소시엄을 선정한 상태다.
대략 5천억원의 가치에 이르는 송현동 부지의 경우 서울시 등에서 매입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이사회에서 기내식과 항공정비(MRO) 사업 부문 매각 등은 논의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정부의 추가 지원을 받으려면 향후 추가 자구안 마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일단 대한항공은 최근 크레디트스위스(CS)에 전문사업 부문의 재편 방안을 검토해 줄 것을 의뢰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처럼 다른 항공사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는 형태로 기내식 부문을 분리해 현금을 확보하는 방안 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위치한 윌셔그랜드센터와 인천에 있는 그랜드 하얏트 인천, 제주칼호텔 등도 추후 상황에 따라 매각할 가능성이 꾸준히 언급된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항공산업의 공급 과잉 구조와 글로벌 경기 변동성으로 자본 확충 효과는 지속적이지 않다는 것을 이미 수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경험했다"며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시장 구조조정을 가속하거나 대한항공의 비핵심 사업과 자산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 개선의 기회가 될 수 있을지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곳간이 텅 빌 지경이었던 대한항공이 사상 최대 규모인 1조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결정하면서 일단 단기 유동성 위기는 무사히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지속으로 여객 수요 회복이 당분간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실탄'이 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려워 추가로 체질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14일 이사회에서 3천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대한항공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전날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3천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전환사채 3천억원 중 2천100억원은 채무 상환에 쓰이고 나머지 9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유상증자 1조원과 정부 지원금 1조2천억원을 합한 총 2조2천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게 돼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은 끌 수 있게 됐다.
앞서 산은과 수은은 지난달 24일 대한항공에 운영자금 2천억원 지원, 화물 운송 관련 자산유동화증권(ABS) 7천억원 인수, 전환권 있는 영구채 3천억원 인수 등을 통해 총 1조2천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다만 항공기 리스료 등 매달 나가는 고정비용이 5천억∼6천억원에 이르고 연간 금융 비용이 5천400억원 이상인 점 등을 고려하면 이번 유동성 확보만으로 위기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 자금 수요는 충당할 것으로 판단되나 코로나19 종식이 요원한 상황이어서 충분한지를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회사채와 ABS, 차입금 등을 합해 올해 3조8천억원 규모를 갚아야 한다.
이중 상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은 9천억원 규모다.
결국 전체 매출 실적의 70%가량을 차지하는 여객 매출이 회복되지 않으면 유동성 위기는 지속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여객 매출의 94%를 책임지는 국제선 운항률은 10%대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태원발 집단 감염으로 국내 코로나19 방역에 비상이 걸린 데다 중국, 독일 등에서도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을 보여 당분간 전면적인 국제선 운항 재개와 여객 수요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대한항공은 6월부터 미주와 동남아 등 일부 노선의 운항을 재개할 계획이지만 이는 평시 국제선 좌석 공급량의 20%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국제선 수송량이 정상화하는 시점은 빨라야 올해 4분기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한항공이 그나마 운휴 중인 여객기를 화물 전용기로 사용하고 코로나19 진단 키트를 비롯한 의약품 수송을 늘린 덕분에 1분기 화물 운송량이 작년 대비 8% 이상 증가하며 1분기 영업손실 폭을 줄이기는 했으나 여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효과는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이후 대한항공의 유휴자산 매각 작업도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대한항공은 서울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금싸라기 땅인 송현동 부지를 비롯해 왕산레저개발 지분,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등을 매각하기로 하고 매각 주관사로 삼정KPMG·삼성증권 컨소시엄을 선정한 상태다.
대략 5천억원의 가치에 이르는 송현동 부지의 경우 서울시 등에서 매입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이사회에서 기내식과 항공정비(MRO) 사업 부문 매각 등은 논의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정부의 추가 지원을 받으려면 향후 추가 자구안 마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일단 대한항공은 최근 크레디트스위스(CS)에 전문사업 부문의 재편 방안을 검토해 줄 것을 의뢰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처럼 다른 항공사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는 형태로 기내식 부문을 분리해 현금을 확보하는 방안 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위치한 윌셔그랜드센터와 인천에 있는 그랜드 하얏트 인천, 제주칼호텔 등도 추후 상황에 따라 매각할 가능성이 꾸준히 언급된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항공산업의 공급 과잉 구조와 글로벌 경기 변동성으로 자본 확충 효과는 지속적이지 않다는 것을 이미 수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경험했다"며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시장 구조조정을 가속하거나 대한항공의 비핵심 사업과 자산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 개선의 기회가 될 수 있을지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