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울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 일대를 오는 20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전격 지정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용산정비창 전면 1구역과 삼각지 일대 부동산 가격은 하루 새 호가가 1000만원 가까이 출렁였다. 정부가 용산 철도정비창 조성 계획을 발표한 지난 6일 이후 신고가 거래가 잇따랐지만 이날 토지거래허가제 시행이 확정되자 매수 문의가 확 줄어들었다.
신고가 찍던 용산, 매수문의 '뚝'…하루 새 호가 1000만원 출렁
국토교통부는 용산 정비창 부지와 인근 재건축·재개발 사업구역에 대해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20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고 14일 발표했다.

용산 정비창 부지와 인근 재건축·재개발 사업 구역에 대해 시·구청의 허가를 받은 뒤 부동산을 거래하도록 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토지거래허가제 지정 범위는 용산 정비창 부지와 인근 한강로동·이촌2동 일대 재건축·재개발 사업구역 13곳(총 0.77㎢)으로 결정됐다. 재건축 아파트로는 이촌동 ‘중산아파트’ 등이 있고, 재개발 지역으로는 남영동 ‘삼각맨션’과 신용산역 북측1~3구역, 정비창 전면 1~3구역, 이촌1구역 등이 있다.

이 지역에서 주거지역 전용면적 18㎡, 상업지역 전용 20㎡를 초과하는 토지를 거래할 경우 시·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매수심리 자극이 우려되는 인근 재건축·재개발 구역 가운데 조합원 지위가 양도되는 초기 정비 사업장을 중심으로 거래허가 지역을 지정했다”며 “향후 시장 동향을 모니터링해 내년 5월에 연장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토지거래허가제 실시 발표로 향후 거래가 어려워지게 되자 주택을 급히 매도하려는 집주인과 투자자 간 가격 흥정이 치열했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서부이촌동 ‘동아그린 아파트’를 사기로 한 투자자가 매매 가격을 1000만원 내려 달라고 한 시간 동안 실랑이를 벌이다가 거래가 무산됐다”고 말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토지거래허가제 시행으로 매수 심리가 한동안 꺾일 것”이라며 “다만 전용 18㎡보다 작은 주택이나 빌라의 가격은 ‘풍선효과’로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