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인 삶이 보장되고, 방학이 있는 직업. ‘꿈의 직업’이라 불리는 ‘교사’ 얘기다. 그런데 마냥 좋기만 할까. 흔들리는 교권, 학부모와의 갈등 등으로 교사들의 두려움은 커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스마트 교육, 창의융합 교육 등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야 하는 데도 학교는 계속 외면한다. 수많은 편견에도 시달린다. “나이 든 교사는 무능하다” “방학이 있는 교사들은 ‘월급충’” 등이다. 이런 분위기가 확산되는 가운데 젊은 층인 밀레니얼 세대(1980년 초~2000년 초 출생) 교사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나는 87년생 초등교사입니다》는 밀레니얼 세대의 교사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고민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경인교육대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서울교육대 국제사회문화교육 석사를 거친 10년차 초등교사 송은주 씨가 썼다. 저자 역시 밀레니얼 세대에 해당하는 1987년생이다.

책에 따르면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교사로서 정년까지 일하는 사람은 전체 교사의 0.7%에 불과하다. 그만큼 교사들의 불안과 고민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밀레니얼 세대 교사들이 느끼는 고민은 더욱 깊다. 이들은 대부분 고용 안정성과 경제적 안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와 부모의 권유에 따라 교사가 됐다. 자아를 탐구할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한 것이다. 교사가 된 뒤 안정감조차 잃어가고 있다. 교권 추락, 학생 지도의 어려움, 학부모의 악성 민원 등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 교사들의 최대 강점은 ‘자기를 자기답게 하는 힘’을 안다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개성있는 존재로서 자신의 가치를 알고, 그 가치를 키워가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성향 덕분에 밀레니얼 세대 교사들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핵심 주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보여주기식 행사, 띄어쓰기와 글씨 크기에 집착하는 공문 작성 등을 하나씩 바꿔나갈 수 있다. 저자는 “밀레니얼 세대 교사는 학생의 개성을 받아들일 준비가 잘 돼 있고 개별성을 인정하지 않는 문화에 예민한 편”이라며 “이런 특징은 유난히 보수적이고 변화가 많지 않은 학교 현장에서 더 빛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김영사, 332쪽, 1만5000원)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