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중국의 대졸자 취업난이 사상 최악에 이를 전망이다.

14일 중국 교육부 등에 따르면 올해 중국 내 대학 졸업생은 모두 874만 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에 달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40만 명 많다. 하지만 올 들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추락하면서 일자리는 크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 1~2월 중국의 도시 실업률은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인 6.2%를 기록했다. 3월엔 5.9%로 약간 떨어져 2610만 명이 실직 상태다. 정부 공식 통계와 달리 자영업자와 도시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까지 포함하면 실제 실업률은 20.5%로, 약 7000만 명이 일자리를 찾고 있을 것이란 게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보도다. 코로나19가 세계로 확산하면서 4월 도시 실업률은 다시 상승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연말에는 9.4%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대졸자의 4분의 1인 220만 명이 올해 취업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와 정부는 실업 문제를 가장 위험한 사회 불안 요소로 보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중앙정부는 대졸자 취업 지원을 위한 대대적인 캠페인에 나섰고 지방정부는 마오쩌둥 시대를 연상케 하는 ‘하방(下放: 지식인을 농촌으로 보냄) 운동’까지 독려하고 있다.

중국 교육부와 인력자원부, 사회보장부 등 6개 중앙부처는 올해 대졸자 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100일 일자리 창출’ 캠페인에 들어갔다. 교육부는 석·박사생을 작년보다 18만9000명 늘려 뽑고 특별교사 5000명을 추가 모집하기로 했다. 초·중학교와 유치원 교사 40여 만 명도 추가로 선발할 계획이다. 국유기업 역시 올해와 내년 대졸자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는 또 대졸자 취업 현황을 각 지방정부의 성과 지표에 넣어 평가할 방침이다. 이에 일부 지방정부는 ‘삼지일부(三支一扶)’라는 명목으로 대졸자를 농촌으로 내려보내고 있다. 삼지일부는 시골에 내려가 농촌·교육·의료 사업 세 가지를 지원한다는 뜻이다. 과거 문화대혁명 당시 “지식인 청년이 농촌 체험을 해야 한다”고 지시하면서 시작됐던 하방 운동과 비슷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푸젠성 정부는 대졸자 6000명을 농촌에 파견하고 1인당 연간 2000위안(약 35만원)의 생활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광둥성도 최근 2000명의 졸업생을 모집해 농촌에서 2년을 보내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