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이태원發' 코로나 재확산…한남3구역, 시공사 선정 또 밀릴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내달 시공사 선정 예정됐지만 장소 선정 난항
최소 1900명 모여야…"실내 대관 어려울 것"
최소 1900명 모여야…"실내 대관 어려울 것"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한남동 한남뉴타운3구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탄을 맞았다. 이태원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반 년 이상 끌어온 시공사 선정이 더 늦어질 수 있어서다. 다음달로 예정한 총회는 장소조차 정하지 못했다.
◆연기·재연기만 6개월째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3구역조합은 다음달 3일 용산가족공원에서 정기총회를 연다. 최근 이태원 클럽발(發) 코로나19 재확산 움직임에 실내 대관이 어려워져서다. 조합은 이날 총회에서 정관변경 안건 의결과 함께 시공사 선정에 입찰한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의 합동설명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날 설명회와 총회가 연기될 가능성도 대두된다. 보광동 A공인 관계자는 “조합이 실내 장소를 대관하기 위해 인근 자유총연맹에 협조를 요청하면서 결과에 따라 일정이 하루가량 밀릴 가능성이 생겼다”며 “합동설명회를 진행하기엔 야외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합동설명회는 시공사 선정의 사전 절차다. 한남3구역 조합은 다음달 20일 곧바로 시공사 선정 총회도 열 계획이다. 하지만 시공사 선정 총회는 일반 총회와 달리 조합원의 50%가 직접 참석해야 성원 요건을 채운다. 한남3구역 조합원은 3853명이다. 절반인 1927명 이상이 한자리에 모여야 하다 보니 장소를 물색하는 것조차 만만치 않다. 실내는 더욱 엄두도 낼 수 없다. 야외에서 진행하더라도 최소 2000여명이 투표를 통해 결정해야 하는 안건 처리가 번거롭다. 조합 관계자는 “재유행 조짐을 보이는 코로나19 때문에 서울시에선 실내 총회 개최에 부정적”이라며 “아직 장소조차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당초 한남3구역은 지난해 12월 시공사 선정을 끝낼 예정이었다. 그러나 불법 홍보와 위법성 제안 등으로 수주전이 과열되면서 입찰이 무효가 돼 일정이 밀렸다. 올해 들어선 예정했던 일정이 줄줄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3월 재입찰을 받은 이후엔 4월26일 총회를 계획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지 않으면서 일정을 연기해야 했다. 이달 16일로 잡았던 일정도 연거푸 미뤘다. 18일까진 총회를 자제하란 서울시의 권고에 31일로 연기했다가 결국 다음달 20일로 결정했다. 조합원 김모 씨는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은 지 1년이 넘었는데 시공사 선정만 6개월째 도돌이표”라며 “이번 총회조차 제대로 열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달 말 제안서 공개 ‘촉각’
한남3구역 재개발은 한남동 686 일대 약 38만㎡ 땅에 새 아파트 5816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 3조원 가운데 공사비만 2조원에 달하는 데다 한강변 랜드마크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 대형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이는 사업장이다.
한남뉴타운 내 4개 구역 가운데 진척이 가장 빠르지만 다른 지역들과 비교하면 거북이걸음이다. 2003년 11월 2차 뉴타운으로 지정된 이후 17년이 지났지만 이제서야 시공사 선정 단계다. 비슷한 시기 강남에 지어진 아파트들이 준공후 15년을 넘겨 리모델링을 거론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엔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조합장 해임을 추진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사업 지연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지 고급화에 대한 문제도 거론된다. 한남3구역의 건축계획에 따르면 아파트 건폐율은 42%로 계획됐다. 블록별 34~51% 수준이다. 건폐율이란 건축물의 밀도를 말한다. 건폐율이 높다는 건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선다는 의미다. 구릉지의 단차를 이용해 테라스하우스 형태의 저층 주택도 들어서지만 수도권 신축 아파트의 건폐율이 대개 20%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높은 편이다. 보광동 B공인 관계자는 “존치되는 도로가 많아 큰 틀에서의 정비계획이 불가능한 점이 건폐율을 높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내우외환에 휩싸인 상황에서 이달 말께로 예정된 제안서 공개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입찰한 건설사들이 제안한 내용 가운데 과도한 특화설계나 조합원 이익 제공 등의 내용이 담겨 있으면 지난해처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제재를 받을 수 있어서다. 한남3구역조합의 한 간부는 “제안서 공개 이후 내용와 관련해 다시 시끄러워지면 사업이 더 밀릴 가능성이 높다”며 “무리한 조건이 담겨 있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연기·재연기만 6개월째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3구역조합은 다음달 3일 용산가족공원에서 정기총회를 연다. 최근 이태원 클럽발(發) 코로나19 재확산 움직임에 실내 대관이 어려워져서다. 조합은 이날 총회에서 정관변경 안건 의결과 함께 시공사 선정에 입찰한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의 합동설명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날 설명회와 총회가 연기될 가능성도 대두된다. 보광동 A공인 관계자는 “조합이 실내 장소를 대관하기 위해 인근 자유총연맹에 협조를 요청하면서 결과에 따라 일정이 하루가량 밀릴 가능성이 생겼다”며 “합동설명회를 진행하기엔 야외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합동설명회는 시공사 선정의 사전 절차다. 한남3구역 조합은 다음달 20일 곧바로 시공사 선정 총회도 열 계획이다. 하지만 시공사 선정 총회는 일반 총회와 달리 조합원의 50%가 직접 참석해야 성원 요건을 채운다. 한남3구역 조합원은 3853명이다. 절반인 1927명 이상이 한자리에 모여야 하다 보니 장소를 물색하는 것조차 만만치 않다. 실내는 더욱 엄두도 낼 수 없다. 야외에서 진행하더라도 최소 2000여명이 투표를 통해 결정해야 하는 안건 처리가 번거롭다. 조합 관계자는 “재유행 조짐을 보이는 코로나19 때문에 서울시에선 실내 총회 개최에 부정적”이라며 “아직 장소조차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당초 한남3구역은 지난해 12월 시공사 선정을 끝낼 예정이었다. 그러나 불법 홍보와 위법성 제안 등으로 수주전이 과열되면서 입찰이 무효가 돼 일정이 밀렸다. 올해 들어선 예정했던 일정이 줄줄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3월 재입찰을 받은 이후엔 4월26일 총회를 계획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지 않으면서 일정을 연기해야 했다. 이달 16일로 잡았던 일정도 연거푸 미뤘다. 18일까진 총회를 자제하란 서울시의 권고에 31일로 연기했다가 결국 다음달 20일로 결정했다. 조합원 김모 씨는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은 지 1년이 넘었는데 시공사 선정만 6개월째 도돌이표”라며 “이번 총회조차 제대로 열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달 말 제안서 공개 ‘촉각’
한남3구역 재개발은 한남동 686 일대 약 38만㎡ 땅에 새 아파트 5816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 3조원 가운데 공사비만 2조원에 달하는 데다 한강변 랜드마크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 대형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이는 사업장이다.
한남뉴타운 내 4개 구역 가운데 진척이 가장 빠르지만 다른 지역들과 비교하면 거북이걸음이다. 2003년 11월 2차 뉴타운으로 지정된 이후 17년이 지났지만 이제서야 시공사 선정 단계다. 비슷한 시기 강남에 지어진 아파트들이 준공후 15년을 넘겨 리모델링을 거론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엔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조합장 해임을 추진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사업 지연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지 고급화에 대한 문제도 거론된다. 한남3구역의 건축계획에 따르면 아파트 건폐율은 42%로 계획됐다. 블록별 34~51% 수준이다. 건폐율이란 건축물의 밀도를 말한다. 건폐율이 높다는 건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선다는 의미다. 구릉지의 단차를 이용해 테라스하우스 형태의 저층 주택도 들어서지만 수도권 신축 아파트의 건폐율이 대개 20%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높은 편이다. 보광동 B공인 관계자는 “존치되는 도로가 많아 큰 틀에서의 정비계획이 불가능한 점이 건폐율을 높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내우외환에 휩싸인 상황에서 이달 말께로 예정된 제안서 공개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입찰한 건설사들이 제안한 내용 가운데 과도한 특화설계나 조합원 이익 제공 등의 내용이 담겨 있으면 지난해처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제재를 받을 수 있어서다. 한남3구역조합의 한 간부는 “제안서 공개 이후 내용와 관련해 다시 시끄러워지면 사업이 더 밀릴 가능성이 높다”며 “무리한 조건이 담겨 있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