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캡처·DS3 파리 감성 추구…미니는 고성능
15일 업계에 따르면 2030세대 소비자 사이에서 소형차급을 선호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출시된 현대차 아반떼는 사전계약자의 44%가 20대와 30대였다. 이들은 작은 차를 선호하지만, 동시에 고급 사양도 원한다. 르노삼성 XM3 역시 사전계약자의 43%가 2030세대였는데, 대다수가 최상위 트림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결혼 연령이 늦춰지고 출산율이 낮아진 영향에 넓은 공간에 대한 선호는 낮아졌지만, 개성과 첨단 기능을 중요시하며 고급 사양 선호는 높아진 것으로 풀이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90년대만 하더라도 자녀를 2명씩 낳는 부부가 많았지만, 이제는 아이를 갖지 않는 딩크족이 증가했고 1인가구도 주류로 부상했다"며 "큰 차보다는 작지만 재미있고 개성도 드러낼 수 있는 차에 대한 수요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맞춰 업계에서는 프리미엄 소형차가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 프랑스 파리 감성을 내세우는가 하면 스포츠카 수준의 주행성능을 내세우기도 한다.
최근 르노삼성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캡처를 국내 출시하며 프랑스 르노의 최상위 프리미엄 라인인 이니셜 파리 전용 인테리어를 기본 적용한 ‘에디션 파리 트림’을 선보였다. 퀄팅 가죽에 브라운 스티치로 포인트를 더한 시트에 고급 가죽 마감을 통해 프리미엄 프렌치 감성을 더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캡처에 대해 "역동적이면서도 경박하지 않고 꾸민 듯 안 꾸민 듯한 자연스러운 멋을 가진 차"라고 소개했다.
르노 캡처는 실용성과 경제성, 첨단 편의기능도 동시에 갖췄다. 최신 CMF-B 플랫폼을 도입해 2640mm의 축간거리를 갖췄고 뒷좌석 위치를 앞뒤로 160mm 조절 가능한 슬라이딩 기능을 제공한다. 트렁크도 아래로 한 층 확장이 가능해 최대 536L의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주차보조 시스템, 어라운드뷰 모니터 시스템, 차선이탈 방지 시스템(LKA),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운전하도록 돕는 첨단 기능도 다양하게 갖췄다. 가격도 저렴하다. 파리 감성의 인테리어와 첨단 기능을 모두 갖춘 캡처 TCe 260 에디션 파리 트림 가격은 2748만원이다. 동급 국산 모델 가격이 3000만원을 넘는 것을 감안하면 높은 경제성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
르노와 마찬가지로 프랑스 브랜드인 PSA 그룹의 DS는 프랑스 대통령 의전차와 동등한 수준의 고급감을 갖춘 소형 SUV를 선보였다. DS가 한불모터스를 통해 국내 출시한 DS3 크로스백은 플래그십 모델인 DS7과 동일한 수준의 소재, 마감을 갖췄다. DS7은 프랑스 대통령 의전차로 쓰이고 있다. 소형 SUV인 DS3 크로스백은 곳곳에서 독특한 기교를 찾아볼 수 있다. 센터페시아는 DS엠블럼을 활용해 독특한 디자인으로 제작됐고 버튼도 하나하나 조각돼 인테리어 요소가 되어준다. 나파가죽 시트는 펄 스티칭과 워치 스트랩 패턴으로 마감됐고 수공예 예술 기법인 클루 드 파리 기요셰 기법으로 만든 크롬 장식등이 적용됐다. 동급 차량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는 맞은편 운전자나 보행자를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밝은 시야를 제공한다.
DS3 크로스백은 반자율주행 기술인 DS드라이브 어시스트, 보행자와 자전거를 인식하는 액티브 세이프티 브레이크 등의 첨단 안전사양을 지원한다. 국내에서는 이건희 회장이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고급 스피커 브랜드 포칼의 일렉트라 하이파이 시스템, 운전석 마사지 기능 등 플래그십 수준의 편의사양도 갖췄다. 캡처와 DS3 크로스백이 프랑스 파리 감성의 수준 높은 인테리어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웃나라 영국 브랜드인 미니는 브랜드 역대 최고성능을 자랑하는 JCW 클럽맨과 JCW 컨트리맨을 선보였다. 두 차량은 전장이 4200mm대에 그치는 소형차이지만, 최고출력 306마력, 최대토크 45.9kg.m의 주행성능을 갖췄다. 경차에 대형차 엔진을 달아둔 것 같은 JCW 클럽맨과 JCW 컨트리맨은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4.9초, 5.1초 수준으로 스포츠카 못지않은 성능을 자랑한다.
미니는 이 모델들에 스포츠 서스펜션과 스포츠 배기 시스템, 사이드 스커틀, 리어 스포일러 등 JCW 전용 에어로 다이내믹 키트를 장착해 주행 감성을 극대화시켰다. 고유 사륜구동 시스템인 올4 및 고성능 브레이크 시스템으로 민첩성과 추진력도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억대 차량에서만 접할 고급 사양들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누릴 수 있는 프리미엄 소형차들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며 "최근 젊은 세대의 결혼 시점이 늦춰지고 개인의 만족감을 중시하는 성향이 강해짐에 따라 작지만 고급스럽고 개성적인 차량에 대한 수요는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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