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일부 필수의약품의 미국 생산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준비중이라고 미 CNBC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핵심 제품 공급난의 위험성을 절감한 미국이 필수의약품에 대해 '메이드 인 USA'를 의무화하기로 한 것이다.

CNBC는 백악관이 이르면 15일 이같은 행정명령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의약품, 의료장비, 반도체, 국방장비 등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품목에 대해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미국에 공급되는 의약품 성분 제조사의 72%가 해외에 있으며 특히 13%는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다. 미국은 코로나19 확산과 관련 '중국 책임론'을 제기하는 등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중국과의 모든 관계를 끊을 수도 있다"고 중국을 압박했다.

대중(對中)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도 최근 CNBC 인터뷰에서 미국이 해외에서 생산되는 의약품에 대한 의존을 줄이길 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산 의약품에 대한 인·허가 절차를 줄이고 미국의 해외 의약품 생산시설에 대해 미국 내 공장에서와 유사한 수준의 FDA 규제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여기엔 미국 행정부에 미국산 의료제품만 구입하도록 하는 방안도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