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은 무조건 무조건이야'…대중 감성 파고드니 선거송으로 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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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차영의 유행가 '시대의 하모니'
(14) 박상철의 무조건
한솔 작사·박현진 작곡·2005년 발표
(14) 박상철의 무조건
한솔 작사·박현진 작곡·2005년 발표
‘무조건’은 가슴으로 부르는 노래라기보다 입으로 부르는 노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이 곡은 노래방 곡목 선정 순위나 각종 행사·모임에서 불리는 정도를 고려하면 대중적 감성과 서정을 부추기고 자극해 분위기를 띄우는 ‘필살기’로서 우선순위(노래방·선거송)가 높은 곡이다. 2005년 발표 후 박상철을 현대 트로트계의 황태자, 국민가수로 만든 효자곡이다.
‘내가 필요할 땐 나를 불러 줘 언제든지 달려갈게/ 낮에도 좋아 밤에도 좋아 언제든지 달려갈게/ 다른 사람들이 나를 부르면 한참을 생각해보겠지만/ 당신이 나를 불러준다면 무조건 달려갈 거야/ 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은 무조건 무조건이야/ 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은 특급 사랑이야/ 태평양을 건너 대서양을 건너 인도양을 건너서라도/ 당신이 부르면 달려갈 거야 무조건 달려갈 거야.’(가사 일부)
박상철은 36세에 ‘무조건’ 달려갈 상대방을 만난 것일까. 그는 1993년 KBS전국노래자랑 삼척편에 출연해 유열의 ‘화려한 날은 가고’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때는 삼척 시장통에서 미장원을 하면서 손님들에게 노래를 불러줄 때였다. 이를 계기로 2000년에 미용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가수로 데뷔했다. 하지만 데뷔곡 ‘부메랑’은 별반 주목받지 못하고 무명의 세월을 보내야만 했다. 이처럼 무명의 터널 속을 지나던 박상철은 2002년에 트로트계 히트메이커 작곡가 박현진으로부터 받은 ‘자옥아’로 대중에게 이름을 날리는 화살에 불을 댕겼고, 2005년 ‘무조건’으로 신세대 트로트계의 황태자라는 수식어를 얻는다.
이후 이 노래는 선거 때마다 호황을 누린다. 선거는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로서 바람 같은 물리력을 가지고 있으며,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계량적 수치로 적시돼 의사결정을 마무리하는 종결 과정이다. 이런 물리력을 행사하는 감성적 자극 에너지가 바로 대중가요 가사 및 멜로디다. 이것이 선거송인 것이다. 2010년대 선거송으로 가장 많이 쓰인 노래는 박상철의 ‘무조건’, 김혜연의 ‘참아주세요’, 박현빈의 ‘오빠만 믿어’ ‘빠라빠빠’, 거북이의 ‘빙고’ 등이다. 박상철의 ‘황진이’, 박구윤의 ‘뿐이고’, 노라조의 ‘슈퍼맨’ 등도 사랑받았다. ‘무조건’과 ‘황진이’는 모두 성인가요 작곡계의 대부로 통하는 박현진 작곡가의 곡이다. 가수 박구윤이 그의 아들로 ‘뿐이고’도 박현진이 작곡했다. 2010년대 박현진은 저작권료로 수억원의 수익을 올렸단다.
사람이 사람에게 반해 취하면 무조건적인 행동을 한다. 방랑시인 김삿갓(김병연, 1807~1863)이 유랑을 하던 중 기생 금화에게 취해버렸다. 그리고 그녀와의 사연을 시로 남겼다. ‘증기금화(贈妓金花)’다. ‘잡은 손을 뿌리칠 때는 함께하기 어렵더니/ 돌아와 한 자리에 친한 사이가 되었구나/ 술을 좋아하는 나는 숨은 친구를 찾던 중에/ 여장부인 그대는 글 잘하는 문장가로다/ 거의 서로 옷깃을 스치는 정이 통하였을 때/ 그대의 얼굴과 그림자, 술병에 어린 그대 얼굴이 새롭네/ 서로 소매를 이끌고 달빛 따라 동곽을 산책하다가/ 이윽고 봄철에 매화꽃이 떨어지듯/ 취해서 쓰러졌네.’ 이쯤 되면 김삿갓도 ‘무조건’이 된 상태였으리라.
유행가의 마력은 통속성에 있다. 사람들의 일상적인 습생을 노래로 얽어내는 달콤함이여.
유차영 < 한국콜마 전무·여주아카데미 운영원장 >
‘내가 필요할 땐 나를 불러 줘 언제든지 달려갈게/ 낮에도 좋아 밤에도 좋아 언제든지 달려갈게/ 다른 사람들이 나를 부르면 한참을 생각해보겠지만/ 당신이 나를 불러준다면 무조건 달려갈 거야/ 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은 무조건 무조건이야/ 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은 특급 사랑이야/ 태평양을 건너 대서양을 건너 인도양을 건너서라도/ 당신이 부르면 달려갈 거야 무조건 달려갈 거야.’(가사 일부)
박상철은 36세에 ‘무조건’ 달려갈 상대방을 만난 것일까. 그는 1993년 KBS전국노래자랑 삼척편에 출연해 유열의 ‘화려한 날은 가고’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때는 삼척 시장통에서 미장원을 하면서 손님들에게 노래를 불러줄 때였다. 이를 계기로 2000년에 미용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가수로 데뷔했다. 하지만 데뷔곡 ‘부메랑’은 별반 주목받지 못하고 무명의 세월을 보내야만 했다. 이처럼 무명의 터널 속을 지나던 박상철은 2002년에 트로트계 히트메이커 작곡가 박현진으로부터 받은 ‘자옥아’로 대중에게 이름을 날리는 화살에 불을 댕겼고, 2005년 ‘무조건’으로 신세대 트로트계의 황태자라는 수식어를 얻는다.
이후 이 노래는 선거 때마다 호황을 누린다. 선거는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로서 바람 같은 물리력을 가지고 있으며,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계량적 수치로 적시돼 의사결정을 마무리하는 종결 과정이다. 이런 물리력을 행사하는 감성적 자극 에너지가 바로 대중가요 가사 및 멜로디다. 이것이 선거송인 것이다. 2010년대 선거송으로 가장 많이 쓰인 노래는 박상철의 ‘무조건’, 김혜연의 ‘참아주세요’, 박현빈의 ‘오빠만 믿어’ ‘빠라빠빠’, 거북이의 ‘빙고’ 등이다. 박상철의 ‘황진이’, 박구윤의 ‘뿐이고’, 노라조의 ‘슈퍼맨’ 등도 사랑받았다. ‘무조건’과 ‘황진이’는 모두 성인가요 작곡계의 대부로 통하는 박현진 작곡가의 곡이다. 가수 박구윤이 그의 아들로 ‘뿐이고’도 박현진이 작곡했다. 2010년대 박현진은 저작권료로 수억원의 수익을 올렸단다.
사람이 사람에게 반해 취하면 무조건적인 행동을 한다. 방랑시인 김삿갓(김병연, 1807~1863)이 유랑을 하던 중 기생 금화에게 취해버렸다. 그리고 그녀와의 사연을 시로 남겼다. ‘증기금화(贈妓金花)’다. ‘잡은 손을 뿌리칠 때는 함께하기 어렵더니/ 돌아와 한 자리에 친한 사이가 되었구나/ 술을 좋아하는 나는 숨은 친구를 찾던 중에/ 여장부인 그대는 글 잘하는 문장가로다/ 거의 서로 옷깃을 스치는 정이 통하였을 때/ 그대의 얼굴과 그림자, 술병에 어린 그대 얼굴이 새롭네/ 서로 소매를 이끌고 달빛 따라 동곽을 산책하다가/ 이윽고 봄철에 매화꽃이 떨어지듯/ 취해서 쓰러졌네.’ 이쯤 되면 김삿갓도 ‘무조건’이 된 상태였으리라.
유행가의 마력은 통속성에 있다. 사람들의 일상적인 습생을 노래로 얽어내는 달콤함이여.
유차영 < 한국콜마 전무·여주아카데미 운영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