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매출 하락에 애플 1분기 영업이익 감소
애플은 올 1분기 콘텐츠 서비스 부문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아이폰 매출이 감소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최근 엔트리(기본) 가격 50만원대의 보급형 '아이폰SE'를 내놓은 애플이 플래그십 모델도 가격을 낮춰 판매 활성화에 나설지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테크 애널리스트 존 프로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아이폰12 시리즈의 주요 사양과 옵션별 가격 정보 등을 공개했다. 존 프로서는 아이폰SE 출시 전에도 대부분 정확한 정보를 사전유출하는 등 애플 정보에 능통하다.
존 프로서와 그간 외신 등에 유출된 정보를 종합하면 아이폰12 시리즈는 △5.4인치 아이폰12 △6.1인치 아이폰12 맥스 △6.1인치 아이폰12 프로 △6.7인치 아이폰12 프로맥스의 4가지 모델로 구성된다.
주목되는 건 가격이다. 128GB 기준 아이폰12는 649달러(약 80만원), 아이폰12 맥스는 749달러(약 92만3000원)으로 추정된다. 전작 아이폰11 128GB보다 100달러(약 12만원) 저렴해지는 셈이다.
아이폰11 프로 시리즈와 아이폰12 프로 시리즈를 비교해보면 아이폰12가 용량은 2배 늘었음에도 가격은 대략 50달러(약 6만원)가량 낮아진다. 관측대로라면 아이폰 전체 라인업에서 가격은 저렴해지고 용량은 늘어나는 것이다.
스펙도 훨씬 좋다. 아이폰12 시리즈는 애플이 최초로 5G를 지원하는 폰이다. 스마트폰 두뇌격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최첨단 반도체 5나노(nm·1나노는 10억분의 1m) 공정에서 생산되는 'A14 바이오닉칩'이 들어간다. 여기에 디스플레이도 고급 소재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탑재하는데도 아이폰11보다 저렴한 건 이례적이다.
특히 고급형 제품으로 꼽히는 아이폰12 프로 시리즈는 120Hz(헤르츠) 고주사율과 10bit(비트) 컬러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카메라는 트리플(3개) 카메라에 심도를 측정할 수 있는 라이다(LiDAR) 카메라가 추가될 예정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이지만 5G에선 애플이 후발주자고 코로나19 여파로 아이폰 판매량이 부진한 만큼 아이폰SE처럼 가격을 낮춰 소비자 선택폭을 넓히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올 1분기 애플은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미국회계연도 기준 애플의 올 2분기(1~3월·국내기준 1분기) 영업익은 약 15조6678억원(128억53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줄었다.
콘텐츠 사업을 담당하는 서비스 부문 매출액은 약 16조2712억원(133억4800만달러)로 전년에 비해 16.6% 성장해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애플 매출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아이폰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1분기 아이폰 매출액은 약 35조3046억원(289억62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로 타격은 입은 애플은 종전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애플에게 신제품 출시가 뜸한 상반기는 전통적 비수기지만 올해는 3월 2020년형 '아이패드 프로'와 '맥북 에어' 신제품을 내놓은 데 이어 4년 만에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를 출시했다. 신제품 출시로 코로나19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특히 아이폰SE는 코로나19 여파로 출시일이 미뤄질 것이란 전망이 대부분이었지만 당초 계획한 일정과 큰 차이 없이 아이폰SE가 출시됐다. 코로나19로 실적에 타격을 입은 애플이 만회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