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신인 8승에 끼지 못해 속상해…프로 출신 아버지 캐디 도움"
박현경 "우승하지 말라는 고진영 언니 말이 큰 힘"
"어제도 (고)진영 언니와 통화했는데 '우승하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2020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 대회에서 첫 우승자로 남게 된 박현경(20)이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5)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박현경은 17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제42회 KLPGA 챔피언십(총상금 30억원)에서 최종하 17언더파 271타로 우승했다.

KLPGA 투어 2년차 박현경은 29번째 대회 출전에서 프로 첫 우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했다.

박현경은 우승 기자회견에서 "어제 (고)진영 언니와 통화를 했는데 '우승하지 말라'는 말을 해주셨다"며 "욕심내지 말라는 의미였는데 제가 할 수 있는 영역 밖의 일은 하늘에 맡기자는 생각으로 오늘 경기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고진영을 지도하는 이시우 코치에게 스윙 지도를 받고, 훈련도 고진영과 함께했다는 그는 "언니의 장점이 정교한 아이언 샷인데 그런 스윙을 보면서 스윙도 닮아간 것 같다"며 "같은 이시우 프로님께 스윙 교정을 받으면서 샷이 전체적으로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우승을 확정한 직후 SBS골프 채널과 인터뷰에서 눈물을 감추지 못한 박현경은 "작년에 투어 신인이었던 동기 선수들이 8승이나 했는데 제가 그 승수에 포함되지 않아 아쉬웠다"며 "올해 첫 대회에서 아쉬움을 날려서 너무 행복하고, 그런 속상한 날들이 스쳐 지나가는 것 같아서 눈물이 났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현경은 지난 시즌 신인상 포인트 부문 3위에 올랐으나 2승을 차지하고 신인상에 등극한 조아연(20), 3승을 몰아친 임희정(20)에게 밀렸다.
박현경 "우승하지 말라는 고진영 언니 말이 큰 힘"
박현경은 부모님에 대한 감사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대회 첫날이 어머니 생신이어서 이번 우승이 좋은 선물이 된 것 같다"며 "캐디를 봐주시는 아버지도 프로 출신이어서 항상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아버지 박세수 씨는 한국프로골프(KPGA) 2부 투어에서 우승 경력이 있고, 이날 딸의 골프백을 메고 우승을 합작했다.

박현경은 또 "친오빠에게 이번 대회 3위 안에 들면 지갑을 사주기로 했다"며 "또 반려견(드림이)과 빨리 집에 가서 놀고 싶다"고 애틋한 가족 사랑을 표현하기도 했다.

첫 승을 따낸 그는 "다음 우승이 쉽게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제 2승을 다음 목표로 하고, 가을에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