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전망대] 코로나 사태로 가계 소득격차 더 벌어졌을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국 경제에 미친 충격이 구체적인 지표를 통해 속속 확인되고 있다. 코로나19는 국내에서 2월 하순부터 본격 확산하면서 경제 구석구석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다.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1.4%(전기 대비)로 잠정 집계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3.3%) 후 11년3개월 만의 최저치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침체 등이 1분기 성장률을 1.9~2.0%포인트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주 발표된 ‘4월 고용동향’을 통해선 국내 고용 시장이 외환위기 직후 수준으로 악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4월 취업자가 전년 동월보다 47만6000명 줄어 1999년 2월(65만8000명) 후 약 21년 만에 최대 감소폭을 나타냈다. 4월 취업자 감소폭은 3월(19만5000명) 대비 2.5배 수준으로 확대돼 코로나19발 ‘고용 쇼크’가 갈수록 커지고 있음을 확인시켜 줬다.
[월요전망대] 코로나 사태로 가계 소득격차 더 벌어졌을까
이번주엔 경제 성장 위축과 고용 시장 악화가 국내 가계의 소득 및 재무 상태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를 보여주는 조사 결과가 잇달아 나온다. 우선 통계청은 오는 21일 ‘2020년 1분기 가계동향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7200개 표본가구를 대상으로 한 올 1분기 가계의 소득 및 지출 상황을 상세하게 내놓는다. 이를 통해 코로나19 영향을 받기 시작한 1분기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 대비 상위 20%(5분위) 가구의 소득 격차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파악해 볼 수 있다.

작년 4분기 가계동향 조사에선 1분위와 5분위 가구 간 소득 격차가 2년 만에 좁혀졌었다. 하지만 올 1분기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졌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코로나19가 상용직 일자리보다 소득 하위 가구에 속할 가능성이 높은 임시·일용직 일자리를 더 크게 악화시키는 양상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올 1분기 상용근로자는 58만 명 늘었지만 임시·일용직 근로자는 26만9000명 감소했다. 이 때문에 5분위보다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이 지난 1분기 상대적으로 더 크게 감소해 이들 간 소득 격차가 다시 확대됐을 가능성이 있다.

한은이 20일 발표하는 ‘1분기 중 가계신용 잠정치’는 가계 부채 규모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알려준다. 가계신용은 은행과 대부업체의 대출, 신용카드 할부액 같은 판매신용을 합한 금액이다. 작년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600조1300억원으로 처음으로 1600조원을 넘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2020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내놓는다. KDI가 코로나19 충격을 계기로 올해와 내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얼마나 끌어내릴지가 관심이다. KDI는 작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선 올해 국내 경제 성장률을 2.3%로 예상했다. 당초 KDI와 비슷하게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2.2%로 예상했던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14일 -1.2%로 낮췄다.

21일 한은이 발표하는 ‘4월 생산자물가’도 시장의 관심사다. 국제 유가 급락세가 4월에도 이어져 전달(-0.5%)에 이어 마이너스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