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홍대 앞 확진 나오자 강남·건대 앞서 춤추고 헌팅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주말 밤 서울 도심 둘러보니
젊은이 즐겨찾는 거리 '풍선효과'
유명 술집 대기자 명단에 40팀
"클럽만 안 가면 되잖아요"
젊은이 즐겨찾는 거리 '풍선효과'
유명 술집 대기자 명단에 40팀
"클럽만 안 가면 되잖아요"
“지금 못 들어가세요. 앞에 40개 팀이 있어요.”
지난 16일 밤 12시가 넘은 시간에도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부근 번화가는 불야성을 이뤘다. 헌팅(즉석만남)으로 유명한 술집은 대기자가 많아 들어가지도 못할 정도였다. 입장을 위해 휴대폰 번호를 적어 놓은 사람만 수십 명이었다.
이태원 클럽에 이어 홍대 주점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젊은이들의 발길은 강남과 건대입구역 인근 등 서울의 다른 유흥가로 몰렸다. 이곳에서 만난 젊은이들은 “클럽만 안 가면 되는 것 아니냐” “여기는 확진자가 안 나왔으니 괜찮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홍대 ‘스산’, 강남·건대 ‘북적’
16일 오후 10시께 찾은 마포구 잔다리로 일대의 홍대클럽거리는 스산했다. 불 꺼진 주점들에 지나가는 사람마저 드물었다. 유명 헌팅 술집에 들어가자 고작 5개의 테이블에만 손님이 있었다. 다른 술집과 식당 역시 좌석을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한 술집은 “우리 가게는 유흥시설이 아니지만, 고객과 직원의 안전을 위해 자진 임시 휴업한다”는 안내문을 붙여두고 문을 닫아둔 상태였다. 홍대클럽거리에 있는 주점 두 곳(한신포차, 1943)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손님이 급격히 줄었다는 게 이곳 상인들의 설명이다. 분식집을 하는 한 상인은 “평소 같으면 하루에 50만원은 넘게 벌었는데 오늘 1만원 남짓 벌었다”고 말했다. 홍대생 이모씨(22)는 “홍대 거리가 이렇게 조용한 것은 처음 본다”고 했다.
반면 오후 11시께 찾은 강남역 주변 번화가는 젊은이들로 북적였다. 이태원 클럽, 홍대 주점 등에서 연이어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풍선효과’로 이곳으로 몰린 것이다. 한 유명 헌팅 술집엔 30여 개 팀이 대기하고 있었다. 가게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웨이팅(대기줄)을 없앴다’는 현수막이 붙어 있었지만, 그 앞에는 자신들의 번호가 불리길 기다리는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다른 헌팅 술집에는 10여 명이 대기줄을 형성하고 있었다. 일반 술집들도 사람이 많아 대기한 뒤 입장하는 곳이 많았다.
밤 12시에 찾은 건대입구역 인근 번화가는 강남역 주변보다 사람이 더 많았다. 한 술집에서 만난 대학생 김모씨(24)는 “헌팅 포차도 아니고 클럽도 아니어서 괜찮다”고 말했다. 근방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업주는 “평소보다 사람이 많다”며 “홍대 주점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이쪽으로 많이 넘어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반 술집 규제 어려워
여전히 많은 젊은이가 찾고 있는 술집은 규제가 쉽지 않다. 지난 10일 서울시가 두 번째로 발동한 집합금지명령은 유흥업소와 클럽, 콜라텍, 감성주점에 적용됐다. 술과 안주만 판매하는 일반 술집과 헌팅 포차 등은 제외됐다. 이들 업종은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서다.
질병관리본부는 20대의 ‘슈퍼전파’를 우려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지난달 26일 “20대는 전체 확진자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연령대로 활동 범위가 넓어서 확진될 경우 굉장히 많은 접촉자를 유발한다”며 “자칫 밀폐된 공간에서 밀접 접촉하면 슈퍼전파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지난 16일 밤 12시가 넘은 시간에도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부근 번화가는 불야성을 이뤘다. 헌팅(즉석만남)으로 유명한 술집은 대기자가 많아 들어가지도 못할 정도였다. 입장을 위해 휴대폰 번호를 적어 놓은 사람만 수십 명이었다.
이태원 클럽에 이어 홍대 주점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젊은이들의 발길은 강남과 건대입구역 인근 등 서울의 다른 유흥가로 몰렸다. 이곳에서 만난 젊은이들은 “클럽만 안 가면 되는 것 아니냐” “여기는 확진자가 안 나왔으니 괜찮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홍대 ‘스산’, 강남·건대 ‘북적’
16일 오후 10시께 찾은 마포구 잔다리로 일대의 홍대클럽거리는 스산했다. 불 꺼진 주점들에 지나가는 사람마저 드물었다. 유명 헌팅 술집에 들어가자 고작 5개의 테이블에만 손님이 있었다. 다른 술집과 식당 역시 좌석을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한 술집은 “우리 가게는 유흥시설이 아니지만, 고객과 직원의 안전을 위해 자진 임시 휴업한다”는 안내문을 붙여두고 문을 닫아둔 상태였다. 홍대클럽거리에 있는 주점 두 곳(한신포차, 1943)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손님이 급격히 줄었다는 게 이곳 상인들의 설명이다. 분식집을 하는 한 상인은 “평소 같으면 하루에 50만원은 넘게 벌었는데 오늘 1만원 남짓 벌었다”고 말했다. 홍대생 이모씨(22)는 “홍대 거리가 이렇게 조용한 것은 처음 본다”고 했다.
반면 오후 11시께 찾은 강남역 주변 번화가는 젊은이들로 북적였다. 이태원 클럽, 홍대 주점 등에서 연이어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풍선효과’로 이곳으로 몰린 것이다. 한 유명 헌팅 술집엔 30여 개 팀이 대기하고 있었다. 가게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웨이팅(대기줄)을 없앴다’는 현수막이 붙어 있었지만, 그 앞에는 자신들의 번호가 불리길 기다리는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다른 헌팅 술집에는 10여 명이 대기줄을 형성하고 있었다. 일반 술집들도 사람이 많아 대기한 뒤 입장하는 곳이 많았다.
밤 12시에 찾은 건대입구역 인근 번화가는 강남역 주변보다 사람이 더 많았다. 한 술집에서 만난 대학생 김모씨(24)는 “헌팅 포차도 아니고 클럽도 아니어서 괜찮다”고 말했다. 근방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업주는 “평소보다 사람이 많다”며 “홍대 주점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이쪽으로 많이 넘어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반 술집 규제 어려워
여전히 많은 젊은이가 찾고 있는 술집은 규제가 쉽지 않다. 지난 10일 서울시가 두 번째로 발동한 집합금지명령은 유흥업소와 클럽, 콜라텍, 감성주점에 적용됐다. 술과 안주만 판매하는 일반 술집과 헌팅 포차 등은 제외됐다. 이들 업종은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서다.
질병관리본부는 20대의 ‘슈퍼전파’를 우려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지난달 26일 “20대는 전체 확진자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연령대로 활동 범위가 넓어서 확진될 경우 굉장히 많은 접촉자를 유발한다”며 “자칫 밀폐된 공간에서 밀접 접촉하면 슈퍼전파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