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집·노래방도 다녀오고 택시·지하철 이용…주민들 "지역감염 걱정"
이태원클럽 확진자 부천나이트 등 다수 유흥시설 방문…방역비상
서울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베트남 국적의 30대 남성이 경기도 부천의 한 나이트클럽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돼 방역당국과 주민들이 긴장하고 있다.

이 남성은 나이트클럽을 다녀온 이후 호프집, 노래방도 방문했고 택시, 지하철을 이용해 주민들은 지역감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18일 부천시에 따르면 경기 광주 송정동에 거주하는 베트남 국적의 A(32)씨는 이달 1일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뒤 12일 인후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 15일 부천시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검사를 받았다.

A씨는 16일 확진 판정을 받고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으로 옮겨졌다.

A씨는 확진 판정 이전인 9일 오후 7시 30분께 부천 오정동 지인의 집에서 열린 모임에 참석해 32명과 접촉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11시 48분께 상동 메리트나이트클럽으로 이동해 10일 오전 0시 34분까지 40여분간 머물렀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같은 날 나이트클럽을 나와 인근 호프집과 노래방에도 머물면서 6명과 접촉했으며 택시를 타고 인천 부평역으로 이동하면서 1명과 더 접촉했다.

또 A씨는 11∼14일에는 경기 광주지역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15일 검체 검사를 받은 이후 택시와 지하철을 이용해 경기 광주 자택으로 돌아갔다.
이태원클럽 확진자 부천나이트 등 다수 유흥시설 방문…방역비상
부천시는 A씨와 접촉한 시민이 모두 39명으로 확인됐지만, 나이트클럽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면 접촉자 수가 더 늘 수 있다며 A씨의 나이트클럽 방문 시간을 공개하고 방문자들의 자발적인 검체 검사를 호소하고 있다.

부천시 관계자는 "메리트나이트클럽에서 A씨와 접촉한 시민이 확인되면 공개할 방침"이라며 "이달 9일 오후 8시 30분부터 10일 오전 4시 50분까지 나이트클럽을 방문했던 시민은 부천시보건소에서 검체 검사를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주민들은 지역 감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부천 상동 주민 권모(61)씨는 "확진자가 지역 나이트클럽에 왔을 것이라고 상상조차 못 했다"며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 사태가 겨우 진정되는 분위기인데 부천에서 또 집단 감염이 발생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도 "확진자가 다녀간 나이트클럽은 다른 점포들도 다수 입주해 많은 주민이 오가는 대형 상가에 있다"며 지역 감염 가능성을 우려했다.

부천시 관계자는 "이태원 클럽발 확산세에 대응하기 위해 14일부터 부천시보건소와 오정보건소에 워크 스루(Walk-Through)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다"며 "나이트클럽 방문자들은 꼭 검체 검사를 받아달라"고 다시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