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사스(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퇴치의 영웅으로 불리며 호흡기 질병 분야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가 중국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면역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다며 재유행 가능성을 우려하고 나섰다. 하지만 세계가 의문을 제기하는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통계에 대해선 정확하다고 주장했다.

중 원사는 17일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중국인 다수는 면역력 부족으로 코로나19에 취약한 상태"라며 "지금 시점에서 중국이 다른 국가들보다 나은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면서 중국이 학교 문을 열고 공장을 다시 가동하는 등 서서히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가려 하고 있지만, 제2의 코로나19 물결이 밀어닥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최근 중국에선 코로나19가 처음 발병했던 후베이성 우한뿐 아니라 랴오닝성 선양, 지린성 지린과 수란 등에서 지역 감염이 다시 발생하는 등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 원사는 코로나19 발병 초기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중앙정부가 통제권을 쥐면서부터 통계를 조작할 가능성은 사라졌다며 "1월 23일 이후 내놓은 모든 자료가 정확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9만명에 육박하는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온 데 비해 중국에선 사망자가 5000명도 안 되는 것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사망자 통계에 의문을 제시한 것을 반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코로나19 발병과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와의 연관설에 대해서도 증거가 없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선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중국에서도 세 종류의 백신에 대해 임상시험을 하고 있지만 더 많은 시험이 필요하다고 했다. 중 원사는 "코로나19에 어떤 종류의 백신을 사용할 수 있는지 결론 내리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완벽한 백신을 개발하는 데에는 몇 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