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성장동력은 항암제"…보령제약의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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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 시장 강자로 뜨는 보령제약
기존 항암사업본부, 항암부문으로 승격
R&D·마케팅·영업 역량 강화에 주력
개량 신약 개발로 포트폴리오 지속 확대
예산공장 항암제 생산라인 연내 가동
기존 항암사업본부, 항암부문으로 승격
R&D·마케팅·영업 역량 강화에 주력
개량 신약 개발로 포트폴리오 지속 확대
예산공장 항암제 생산라인 연내 가동
보령제약이 항암제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기존 항암사업본부를 항암(ONCO)부문으로 승격해 항암제 마케팅·영업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대형 품목 인수 및 개량 신약 개발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자체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비롯해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으로 연구개발(R&D)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제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충남 예산공장 내 항암제 생산라인의 조기 허가 및 가동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항암 부문 선도기업 입지 다진다
보령제약은 젬자(성분명 젬시타빈염산염), 옥살리틴(성분명 옥살리플라틴), 제넥솔(성분명 파클리탁셀), 젤로다(카페시타빈) 등의 제품군으로 국내 항암제 시장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세포독성 항암제 파클리탁셀 시장에서 제넥솔의 성장은 보령제약의 역량을 보여주는 사례다. 제넥솔은 유방암, 난소암, 위암, 비소세포폐암 등의 1차 치료제로 2016년 보령제약이 삼양바이오팜으로부터 도입해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의료정보 제공업체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제넥솔은 2017년 파클리탁셀 시장 1위에 올라서며 동일 성분 오리지널 제품인 다국적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탁솔을 뛰어넘었다. 탁솔은 1996년 국내에서 허가받은 항암제로 난소암, 유방암, 폐암, 위암 등 고형암에 넓게 사용하고 있다. 보령제약이 2008년 12월부터 2015년까지 7년간 판매하며 시장 점유율 1위로 성장시켰다. 이후 BMS와의 계약이 종료되자 삼양바이오팜과 제넥솔 공동 프로모션 계약을 맺었고 2년 만에 탁솔을 누르고 제넥솔을 1위에 올려놓았다. 업계에서는 보령제약이 7년간 탁솔을 판매한 경험으로 구축한 항암제 시장에서의 입지와 막강한 영업력이 상품성 있는 품목과 만나 시너지를 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2015년 일라이릴리와 젬자의 공동 마케팅 계약을 맺은 보령제약은 최근 국내 판권을 확보했다. 지난해 젬자 매출은 143억원이었다. 항암제 시장에서 보령제약이 영업·마케팅 위상을 굳히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항암제 신약 포트폴리오 구축
‘BR2002’는 보령제약의 표적항암제 파이프라인이다. 지난해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지난해 11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현재 양국에서 동시에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2024년 내에 임상 마무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임상에는 노스웨스트메디컬, 앨라배마대 소속 연구자들이 임상 참여를 확정했다. 국내에선 서울아산병원과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3개 의료기관에서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4월 첫 환자가 등록되면서 본격적으로 임상에 돌입했다.
BR2002는 보령제약이 글로벌 항암제 시장 진출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프로젝트다. 암세포의 주요 성장·조절 인자인 PI3K와 DNA-PK를 동시에 저해하는 비호지킨성 림프종 치료제다. PI3K는 세포 내 신호전달 과정을 조절하는 효소로 세포의 성장, 증식·분화, 이동, 생존 등 여러 기능을 조절한다. PI3K가 악성 종양에서 과하게 발현되면 암세포가 증식하거나 전이하는 데 기여한다. 종양세포의 주변 환경을 암세포 증식에 유리하도록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DNA-PK는 세포의 DNA 손상을 인지하고 수선을 담당하는 효소다.
비호지킨성 림프종은 국내에서 매년 약 4300명, 세계적으로는 51만여 명의 환자가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비호지킨성 림프종 치료제 시장은 2020년 92억달러(약 1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항암제 라인업도 강화하고 있다. 보령제약은 2016년과 2017년 스페인 파마마로부터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플리티뎁신과 난소암 치료제 루비넥테딘에 대해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판매 독점권을 확보했다. 플리티뎁신은 종양 세포 내 단백질에 작용해 암세포를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다른 항암제와 다양한 병용 치료가 가능해 항암 치료와 항암제 내성 극복을 위한 새로운 치료 방법으로 기대받고 있는 신약이다. 루비넥테딘은 항암화학요법에 불응하는 난소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항암제다. 임상 1·2상 결과에서 기존 항암제 대비 고형암에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탈모, 구내염 등 항암 부작용이 적거나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암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신약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예산공장 항암제 라인 연내 가동
보령제약은 지난해 4월 준공한 예산공장에 구축한 글로벌 수준의 항암제 생산시설을 연내 가동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예산공장엔 항암 주사제, 고형제 등의 생산시설이 구축돼 있다. 지난해 10월 고형제 생산시설에 대해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승인을 획득했고 올해 초 위궤양 치료제 ‘스토가’,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크레산트’ 등을 생산하며 가동을 시작했다.
항암주사제 생산시설도 식약처 실사를 거쳐 연내 GMP 인증을 획득하고 생산을 개시할 예정이다. 이 시설은 연간 최대 600만 바이알(병)까지 생산 가능하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전자동화 시스템과 생산시설을 통해 제조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물론 세계적 수준의 품질 경쟁력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항암 부문 선도기업 입지 다진다
보령제약은 젬자(성분명 젬시타빈염산염), 옥살리틴(성분명 옥살리플라틴), 제넥솔(성분명 파클리탁셀), 젤로다(카페시타빈) 등의 제품군으로 국내 항암제 시장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세포독성 항암제 파클리탁셀 시장에서 제넥솔의 성장은 보령제약의 역량을 보여주는 사례다. 제넥솔은 유방암, 난소암, 위암, 비소세포폐암 등의 1차 치료제로 2016년 보령제약이 삼양바이오팜으로부터 도입해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의료정보 제공업체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제넥솔은 2017년 파클리탁셀 시장 1위에 올라서며 동일 성분 오리지널 제품인 다국적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탁솔을 뛰어넘었다. 탁솔은 1996년 국내에서 허가받은 항암제로 난소암, 유방암, 폐암, 위암 등 고형암에 넓게 사용하고 있다. 보령제약이 2008년 12월부터 2015년까지 7년간 판매하며 시장 점유율 1위로 성장시켰다. 이후 BMS와의 계약이 종료되자 삼양바이오팜과 제넥솔 공동 프로모션 계약을 맺었고 2년 만에 탁솔을 누르고 제넥솔을 1위에 올려놓았다. 업계에서는 보령제약이 7년간 탁솔을 판매한 경험으로 구축한 항암제 시장에서의 입지와 막강한 영업력이 상품성 있는 품목과 만나 시너지를 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2015년 일라이릴리와 젬자의 공동 마케팅 계약을 맺은 보령제약은 최근 국내 판권을 확보했다. 지난해 젬자 매출은 143억원이었다. 항암제 시장에서 보령제약이 영업·마케팅 위상을 굳히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항암제 신약 포트폴리오 구축
‘BR2002’는 보령제약의 표적항암제 파이프라인이다. 지난해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지난해 11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현재 양국에서 동시에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2024년 내에 임상 마무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임상에는 노스웨스트메디컬, 앨라배마대 소속 연구자들이 임상 참여를 확정했다. 국내에선 서울아산병원과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3개 의료기관에서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4월 첫 환자가 등록되면서 본격적으로 임상에 돌입했다.
BR2002는 보령제약이 글로벌 항암제 시장 진출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프로젝트다. 암세포의 주요 성장·조절 인자인 PI3K와 DNA-PK를 동시에 저해하는 비호지킨성 림프종 치료제다. PI3K는 세포 내 신호전달 과정을 조절하는 효소로 세포의 성장, 증식·분화, 이동, 생존 등 여러 기능을 조절한다. PI3K가 악성 종양에서 과하게 발현되면 암세포가 증식하거나 전이하는 데 기여한다. 종양세포의 주변 환경을 암세포 증식에 유리하도록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DNA-PK는 세포의 DNA 손상을 인지하고 수선을 담당하는 효소다.
비호지킨성 림프종은 국내에서 매년 약 4300명, 세계적으로는 51만여 명의 환자가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비호지킨성 림프종 치료제 시장은 2020년 92억달러(약 1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항암제 라인업도 강화하고 있다. 보령제약은 2016년과 2017년 스페인 파마마로부터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플리티뎁신과 난소암 치료제 루비넥테딘에 대해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판매 독점권을 확보했다. 플리티뎁신은 종양 세포 내 단백질에 작용해 암세포를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다른 항암제와 다양한 병용 치료가 가능해 항암 치료와 항암제 내성 극복을 위한 새로운 치료 방법으로 기대받고 있는 신약이다. 루비넥테딘은 항암화학요법에 불응하는 난소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항암제다. 임상 1·2상 결과에서 기존 항암제 대비 고형암에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탈모, 구내염 등 항암 부작용이 적거나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암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신약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예산공장 항암제 라인 연내 가동
보령제약은 지난해 4월 준공한 예산공장에 구축한 글로벌 수준의 항암제 생산시설을 연내 가동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예산공장엔 항암 주사제, 고형제 등의 생산시설이 구축돼 있다. 지난해 10월 고형제 생산시설에 대해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승인을 획득했고 올해 초 위궤양 치료제 ‘스토가’,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크레산트’ 등을 생산하며 가동을 시작했다.
항암주사제 생산시설도 식약처 실사를 거쳐 연내 GMP 인증을 획득하고 생산을 개시할 예정이다. 이 시설은 연간 최대 600만 바이알(병)까지 생산 가능하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전자동화 시스템과 생산시설을 통해 제조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물론 세계적 수준의 품질 경쟁력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