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분기에 셀트리온이 3728억원의 매출을 올려 유한양행 GC녹십자 광동제약 종근당 등을 제치고 국내 바이오·제약업계 매출 1위에 올랐다. 국내 1위 제약사 자리를 굳혀온 유한양행은 1분기 매출이 3133억원에 그쳐 셀트리온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 1분기에 매출 2217억원으로 국내 7위에 머물렀던 셀트리온이 68% 성장한 것은 램시마SC 덕분이다. 지난 2월부터 유럽에 출시한 램시마SC는 전체 매출의 29%를 차지할 정도로 단기간에 성과를 냈다. 병원을 찾아가 정맥주사를 맞아야 했던 것을 환자들이 집에서 직접 주사할 수 있도록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꾼 전략이 맞아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환자들이 병원 방문을 꺼리는 상황이어서 램시마SC의 경쟁력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지난해 24조원의 매출을 올린 글로벌 블록버스터 애브비의 ‘휴미라’와도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용이 간편한 펜 타입 제형이어서 류머티즘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오리지널 치료제인 엔브렐 휴미라 래미케이드 등의 시장을 동시에 잠식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독일, 영국, 네덜란드 등 3개국에 판매하는 것을 연내에 유럽 전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매출도 껑충 뛰었다. 지난 1분기 207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1254억원보다 65% 증가했다. 일찌감치 비대면 영업 체제를 갖춰 코로나19 영향이 크지 않았고 수탁생산(CMO) 사업이 성과를 낸 덕분이다. 지난해 1분기 10위였던 매출 순위는 8위로 높아졌다. 제약사 중에는 종근당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종근당은 1분기 매출이 29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늘었다. 위장약 신제품, 골다공증 치료제 등의 매출이 증가한 덕분이다.
영업이익에선 바이오 업체들의 성장세가 더 확연하게 나타난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으로 셀트리온은 1202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626억원을 기록했다. 두 바이오 업체의 영업이익을 합하면 다른 8개 제약사의 영업이익을 모두 합친 액수인 1367억원보다 많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신약 개발에 나선 바이오 기업의 성과가 나타난 것”이라며 “항암제 등 장기 처방이 필요한 필수 의약품은 코로나19 유행에도 매출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