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태국,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 국가 간 장벽을 넘어 펀드를 팔 수 있는 ‘아시아 펀드 패스포트’ 제도가 이달부터 본격 시행된다.

금융위원회는 아시아 펀드 패스포트의 국내 시행을 위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19일 발표했다. 이번 시행령은 관련 규정을 담은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과 함께 오는 27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펀드 패스포트는 한 회원국에서 등록한 특정 펀드를 다른 회원국에서도 간소한 등록 절차를 거쳐 판매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현재는 해외에서 펀드를 판매하려면 국내는 물론 판매 대상국 양측에서 모두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펀드 패스포트가 시행되면 마치 여권을 갖고 출입국 수속을 거치는 것처럼 간소한 절차만으로 국내 펀드를 해외에서 출시할 수 있다. 해외 자산운용사도 마찬가지로 국내에서 펀드를 보다 쉽게 판매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한국 등 5개국은 2016년 양해각서를 맺고 펀드 패스포트 시행 준비에 착수했다. 일본 호주 태국은 작년 2월, 뉴질랜드는 같은 해 7월 법령 정비를 마쳤다.

개정된 시행령에 따라 패스포트 펀드를 등록하려는 국내 운용사는 자기자본(100만달러 이상)과 운용자산(5억달러 이상) 등 요건을 갖춰야 한다.

펀드 패스포트 시행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해외에서 활로를 찾으려는 자산운용업계의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미래에셋·삼성 등 대형사는 물론 메리츠·에셋플러스 등 중형사에서도 일본과 호주 펀드시장 진출을 위해 펀드 패스포트 활용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해외 등록된 펀드를 국내로 들여와 판매하려는 움직임은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국면이 해소되면 펀드 패스포트를 활용한 회원국 간 펀드 수출입이 활발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