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상장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률이 최근 1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덩치는 커졌지만 실속은 없는 ‘속빈 강정’ 신세가 됐다는 평가다. 올 1분기 막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권에 들었던 만큼 2분기 실적은 더욱 암울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코스닥 상장사도 영업이익률 5.2→3.7%…'속빈 강정'되나
19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코스닥시장 12월 결산법인 2020 사업연도 1분기 결산실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기업 944곳의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7%(2조9692억원) 증가한 47조2151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2.9%(5233억원), 35.2%(6167억원)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률은 3.7%에 불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5.2%)에 비해 1.5%포인트 줄었다. 코스닥 상장사의 영업이익률은 2011년 8.3%까지 치솟은 이후 4~5%대를 오갔다. 하지만 올해는 급격히 떨어졌다. 코로나19 여파가 코스닥 업체들에 적잖은 피해를 입혔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1분기에 흑자로 돌아선 기업보다 적자 전환한 기업이 더 많았다. 지난 분기 110개 기업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지만,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선 기업은 169곳에 달했다.

코스닥 상장사도 영업이익률 5.2→3.7%…'속빈 강정'되나
업종별로는 제조업의 피해가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정보기술(IT) 업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9.5%, 1.3% 감소하는 데 그쳤다. 반면 제조업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비(非)IT 업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31.1%, 56.8% 줄어들어 감소폭이 훨씬 컸다. 제조업의 1분기 매출은 17조51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 줄었고, 영업이익은 27.7% 감소한 5500억원, 순이익은 48.9% 줄어든 3270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117곳의 코스닥 상장기업은 △보고서 미제출 △상장폐지 사유 발생 △외국 기업 △결산기 변경 △분할, 합병 △비교 자료 누락 △감사, 검토의견 비적정 등 이유로 이번 실적 분석에서 빠졌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