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의 미국 송환 여부를 판단하는 법원 심사에서 검찰과 변호인이 ‘이중처벌’ 가능성과 ‘범죄수익 은닉죄’ 무죄 여부 등을 놓고 맞섰다.

서울고등법원 형사20부(부장판사 강영수)는 19일 손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청구 심사 첫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손씨는 법정에 출석하지 않고 손씨 아버지 등 가족들만 방청석에 나왔다.

손씨 측은 국내에서 처벌받은 아동 음란물 제작·유포 혐의에 대해 미국에서 다시 처벌받지 않는다는 보증이 없는 한, 범죄인 인도를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해당 혐의로 이미 국내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했는데, 미국에서 다시 처벌받을 수 없다는 취지다. 검찰은 “조약 자체에 (미국이) 인도범죄 외에는 처벌할 수 없게 돼 있다”며 “보증은 필요하지 않고 의무사항도 아니다”고 반박했다. 검찰 측은 “국경을 넘어 범죄가 일어나면서 범죄행위지와 결과발생지가 다른 경우가 상당히 많고 수사도 국제공조가 이뤄지고 있다”며 “다른 나라에 피해를 미친 경우 범죄인인도협약을 통해 해당 나라의 사법주권을 존중해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음달 16일 한 차례 심문기일을 더 열고 송씨로부터 직접 입장을 들은 뒤 당일 송환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