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마다 아이들 웃음 가득…강원 소규모 학교 46곳 조기 등교
"빨리 교실로 뛰어갈래요" 강원 시골 초등학교의 등교 첫날
전교생이 12명인 작은 학교 강원 춘천시 추곡초등학교에 모처럼 아이들 웃음소리가 가득 퍼졌다.

전국의 고교 3학년생이 길었던 온라인 수업을 끝내고 등교를 시작한 20일 오전 추곡초교의 학생들도 학교로 향했다.

교육부는 생활 속 거리두기가 가능한 농산어촌 등의 전교생 60명 이하 소규모 학교는 조기에 등교 수업이 가능하다는 방침을 세웠고 이에 도내 대다수 작은 학교들이 조기 등교를 택했다.

이날 아침 노란 스쿨버스가 학생들을 태우고 교문을 통과했고, 차 문이 열리자 어린이 10여 명은 책가방을 메고 교실로 향했다.

마음이 급한 학생들은 한시라도 빨리 교실로 가고 싶었는지 잽싸게 달렸다.

학생들은 학교 구석구석을 누비며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반갑게 인사했다.

"빨리 교실로 뛰어갈래요" 강원 시골 초등학교의 등교 첫날
체온 검사와 손 소독, 마스크 착용은 필수였다.

학교 뒤뜰의 백구도 꼬리를 흔들며 학생들을 반겼다.

제비는 학생들 몰래 학교 처마 아래 집을 지었다.

수업 전 학생들은 선생님 손을 잡고 학교 뒤편의 청보리밭을 산책하기도 했다.

푸른 보리는 어느새 학생들 허리춤까지 자라있었다.

학생들은 오랜만에 들어선 교실이 조금 낯선 듯했다.

짝꿍과 멀찍이 떨어져 앉아야 했고, 곳곳에 손 소독제가 놓여 있었다.

그래도 선생님, 친구들과 이곳에서 다시 만나니 모두 즐거워했다.

1교시, 어려운 수학 시간도 그리 싫지 않은 듯 삼각자와 각도기를 들고 다양한 도형을 그리며 수업 첫날을 시작했다.

쉬는 시간에는 함께 운동장으로 달려가 줄넘기를 했다.

학생들은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서로 거리를 두고 마스크를 쓴 채 힘차게 뛰었다.

그동안 조용했던 학교 복도는 아이들 뛰노는 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텅 비었던 교실도 학생들 웃음으로 가득 찼다.

"빨리 교실로 뛰어갈래요" 강원 시골 초등학교의 등교 첫날
2학년생 이열매(8)양은 "학교 와서 친구들, 선생님과 다시 만나서 즐겁게 수업하고 놀아서 너무 좋다"며 "그동안 동생이랑만 놀아서 친구들이 너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학교 학부모 대부분이 농사를 짓고 있어서 개학이 늦어진다면 많은 학생이 집에만 머물러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학교장은 교사들과 논의를 통해 이날 조기 등교를 하기로 결정했다.

이중석(38) 선생님은 "학부모이자 선생님으로서 학생들이 교실에서 친구들과 함께 배우고 놀며 체험할 기회가 줄어드는 것이 아쉬웠다"며 "등교가 늦어진 만큼 1년 교육 과정을 아이들에게 더욱 잘 가르치고 또 돌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빨리 교실로 뛰어갈래요" 강원 시골 초등학교의 등교 첫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