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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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에 공공의과대학을 설립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기존 의과대학만으로는 응급 외상, 감염성질환 역학조사 등 공익성이 강한 특수 분야의 인력을 양성하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해서다. 지방정부 차원에서 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서울시가 처음이다.

박 시장은 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 “신속한 감염병 대응을 위해서는 공공의료인력 확충이 필수적”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그동안 사스, 메르스 등 을 경험하며 공공의과대학 설립을 추진해왔지만 여러 이해관계의 반대에 부딪혀 번번이 좌절되어 왔다”며 “코로나 19로 인해 전국민이 공공의료인력 양성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공공의과대학 설립의 적기”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2018년 전북 남원에 있는 서남대 의대를 인수해 서울시립대 산하에 의대를 두고, 공공의대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했었지만 정부와 서남대 이사진 등과의 협상이 결렬돼 무산된 바 있다. 박 시장은 “필요하다면 여러 지방정부와 공동으로 의대를 설립하는 방안도 논의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공공의대 설립 방안은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과 협의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박 시장은 제2, 제3의 코로나19 유행에 대비해 ‘서울형 표준방역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서울시는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구성된 중앙정부의 감염병 대응 단계를 세분화 해 7단계로 운영하기로 했다. 경계와 심각 단계를 각각 두 단계로 나누고, 회복기 단계도 추가하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지방정부 최초로 감염병 연구센터와 역학조사실의 신설도 추진한다. 박 시장은 “자체적인 감염병 연구센터와 역학조사실을 운영해 감염병 대응을 위한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며 “2024년까지 서울형 표준방역모델 구축을 위해 24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시 차원에서 방역 물품을 비축하는 일명 ‘서울의 방주’를 만들 계획이다. 재난관리지원 통합비축창고를 구축해 의료기관과 취약계층이 약 30일간 사용할 수 있는 방역물품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또 공공선별진료소를 기존 46개소에서 100개소 이상으로 확대하고 서울의료원과 보라매병원 등 12개 서울 시립 병원의 감염병 치료 역량도 강화키로 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