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시장 나스닥이 '중국판 스타벅스'인 루이싱커피의 상장을 취소하겠다고 통보했다. 이 업체의 창업자는 '깊은 고통'이라고 표현하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로이터통신은 19일(현지시간) 루이싱이 나스닥으로부터 상장 폐지를 통보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는 루이싱의 회계 부정이 공개된 지 한 달여만이다.

나스닥은 통지 과정에서 루이싱의 매출 조작과 불투명한 정보로 공공의 이익이 침해받을 우려가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나스닥은 이와 관련, 소수의 주주가 지배하고 회계가 불투명한 중국 기업들을 겨냥해 기업공개(IPO)를 어렵게 하는 쪽으로 규정을 개정하고 있다.

루이싱은 지난해 매출의 40%에 달하는 3억1000만달러가 찰스 루 정야오 최고운영책임자(COO)와 다른 직원들에 의해 부풀려졌다고 지난달 초 밝혔다. 당일 루이싱 주가는 80% 이상 폭락했다.

루이싱은 지난달 7일 거래가 정지됐으나 상장 폐지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 않아 일단 20일부터 거래를 재개할 수 있다. 루이싱은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나스닥 청문회에서 회계 부정에 대해 소명한다는 방침이다. 이럴 경우 최소 2개월간 상장을 유지할 수 있다. 루이싱은 미국과 중국의 규제 당국과 협력하며 그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회장인 찰스 루 정야오 회장은 중국판 트위터인 위챗에 이 같은 성명을 올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지가 20일 보도했다.

그는 "깊은 고통과 죄책감에 시달렸다"며 "이 사건의 끔찍한 영향에 대해 루이싱의 모든 투자자와 직원, 소비자들에게 다시 한번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번 상장폐지 발표는 시기적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를 놓고 벌어진 미중 간 갈등이 전방위로 번져서다.

때문에 앞으로 미국 금융당국이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재무 상태를 일일이 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루이싱 커피는 '제2의 스타벅스'를 꿈꾸며 2017년 설립돼 2019년 상장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에 3500개 매장을 운영하면서 중국의 '커피 굴기'가 시작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