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붙자"…페북, 온라인 쇼핑 뛰어들었다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이 온라인 쇼핑 서비스 ‘페이스북숍’을 내놨다. 기업과 유통업체들은 페이스북 페이지나 인스타그램 계정 등에서 이 서비스를 이용해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전 세계 26억 명에 달하는 이용자가 손쉽게 판매자와 대화를 나누고, 제품을 구매한 뒤 배송 추적도 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이 본격적으로 전자상거래 사업에 뛰어들면서 아마존, 이베이 등과의 경쟁이 달아오를 전망이다.

온라인 쇼핑에 AR 기술도 활용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이날부터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페이스북숍 서비스를 시작했다. 소비자는 페이스북 메신저나 와츠앱,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 등을 통해 판매자와 대화하면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쇼핑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을 감안해 페이스북숍 출시를 앞당겼다”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광고 서비스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숍은 판매업체가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입점하는 아마존 방식이 아니라 각 업체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자체 상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방식이다. 페이스북은 쇼핑몰 구축을 돕기 위해 한국의 카페24를 비롯해 쇼피파이, 빅커머스, 우커머스 등 다양한 솔루션 사업자들과도 제휴를 맺었다.

저커버그는 “기업들은 페이스북숍을 이용해 가상 공간에서 어떤 제품을 어떻게 보여줄지 맞춤형으로 선택할 수 있다”며 “증강현실(AR) 기술을 이용해 소비자들이 선글라스나 립스틱, 화장품 등을 가상으로 써보거나 가구를 방에 들였을 때 어떻게 보일지 등을 시험해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판매업체들은 페이스북숍을 통해 단골들에게 할인해주는 포인트 시스템도 구축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제품 판매 수수료와 광고 등을 통해 수익을 낼 계획이다. 저커버그는 “판매업체들이 사업에 가치가 있다면 더 많은 광고를 하길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이 올해 안에 출시할 예정인 가상화폐 ‘리브라’를 온라인 쇼핑 결제에 접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페북, 음식배달 사업도 추진

페이스북은 장기적으로 식당들도 페이스북숍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한국의 ‘배달의민족’ 같은 음식배달 서비스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는 도어대시, 그럽허브, 우버이츠 같은 음식배달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페이스북이 관련 시장에 뛰어들 경우 파급력이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페이스북의 전자상거래 진출은 광고에 편중돼 있는 회사의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 페이스북은 올해 1분기 광고 매출 증가율이 상장 후 처음으로 20% 이하로 떨어졌다. 저커버그는 최근 자신의 이름 ‘마크(Mark)’의 M을 딴 비상조직 ‘M-팀’을 가동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페이스북에 산적한 문제를 저커버그가 직접 해결하고 리더십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페이스북은 최근 ‘움짤’(움직이는 사진)로 유명한 정보기술(IT) 업체 기피를 인수하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분석업체 이마케터의 데버라 윌리엄슨 애널리스트는 “페이스북은 결국 이용자들이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메시지를 보내고, 제품을 구입하고, 송금까지 할 수 있는 ‘슈퍼 앱’을 구축하려는 야망을 갖고 있다”고 해석했다. 컨설팅업체 라이트셰드 파트너스의 리치 그린필드 연구원은 “아마존이 버거운 경쟁 상대를 맞닥뜨리게 됐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