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명품 22일부터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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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百 부산 본점
'김희애 구두' 로저비비에 첫 판매
코로나로 면세점 판로 막히자
통관 거쳐 백화점에서 특판
22일 VIP 초청 행사 개최
준명품도 백화점·아울렛 풀릴 듯
'김희애 구두' 로저비비에 첫 판매
코로나로 면세점 판로 막히자
통관 거쳐 백화점에서 특판
22일 VIP 초청 행사 개최
준명품도 백화점·아울렛 풀릴 듯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은 지난 11일 프랑스 명품 브랜드 로저비비에 팝업스토어(임시 매장)를 열었다. 로저비비에는 최근 화제가 된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배우 김희애가 신고 나온 구두로 알려져 있다. 구두 하나에 100만원이 훌쩍 넘는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은 오는 8월 6일까지 석 달 동안 이 매장을 운영한다.
백화점들이 명품 팝업스토어를 내는 것은 늘 있다. 하지만 이번 로저비비에 팝업스토어는 이전 것과는 다르다. 롯데백화점 물건이 아니라 롯데면세점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면세품을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첫 시도다.
롯데, 면세점 신상품 백화점 판매
로저비비에 팝업스토어가 가능했던 것은 면세점 재고 문제와 맞물려 있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는 롯데면세점 부산점이 입점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 2월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뚝 끊기자 문제가 발생했다. 롯데면세점 부산점이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가 영업을 제대로 못했다. 서울 시내 면세점은 중국인 보따리상(따이궁)이라도 있지만 부산점에는 이마저도 없었다.
롯데면세점은 패션 명품 브랜드 측에 ‘SOS’를 보냈다. “신상품이라도 반품하게 해달라”는 요구였다. “신상품은 어디서든 팔 수 있지 않느냐”는 논리를 댔다. 상당수 브랜드들은 고개를 저었다. “당신들이 주문한 것이니 알아서 팔라”고 했다. 계약상 반품을 받아줄 이유는 없었다. 로저비비에는 달랐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는 매장이 없으니 한번 팔아 보자”고 응했다.
로저비비에 측은 우선 롯데면세점에서 반품 받은 것에 대한 소유권을 넘겨받았다. 그래야 통관 절차를 거쳐 면세품이 아닌, 일반 상품으로 파는 것이 가능했다. 롯데백화점은 부산본점에 상품을 팔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이번에 문을 연 로저비비에 팝업스토어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면세점, 로저비비에 세 곳의 ‘위기 돌파 작전’은 이렇게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됐다.
롯데백화점과 로저비비에는 오는 22일부터는 롯데백화점 부산 지역 VIP 고객을 상대로 ‘시크릿 데이’ 행사를 연다. 구매력이 높은 소비자를 모아 놓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가는 것이다. 로저비비에는 면세점 매장에 있던 판매 사원들도 백화점 팝업스토어로 일부 옮겼다. 판매 사원들은 모두 로저비비에 소속이기 때문에 전환 배치는 어렵지 않다.
장기 재고도 조만간 나올 듯
로저비비에가 면세점 상품을 백화점에 판매하는 것은 최근 관세청이 허용한 재고 면세품에 대한 일반 판매와는 다르다. 관세청은 면세점에 산더미처럼 쌓인 재고 문제가 커지자 일반 판매를 허용하기로 지난달 29일 결정했다. 일반 판매가 가능한 면세품은 입고된 지 6개월 이상 된 장기 재고다. 로저비비에는 장기 재고가 아니라 신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반품 형태로 소유권을 넘겨받은 뒤 판매에 나서는 것이라 재고가 아니어도 된다.
장기 재고 면세품은 아직까지 일반에 풀리지 않았다. 각 브랜드에서 반발이 큰 것이 판매 지연의 주된 이유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명품은 고급 이미지가 생명인데, 면세점 장기 재고를 시중에서 할인 판매하면 고급 이미지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브랜드 관계자들은 이미지 훼손 없이 팔 수 있는 방안을 가져오라고 요구한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예외적인 일이고 면세점의 ‘고통’을 분담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이 때문에 협의를 거친 브랜드부터 순차적으로 판매될 전망이다. 우선 최고급 명품보다 컨템퍼러리(준명품) 브랜드가 거론된다. 아울렛, TV 홈쇼핑 등에 나올 것으로 브랜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백화점, 아울렛에 매장이 없는 브랜드 중 일부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조만간 판매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백화점들이 명품 팝업스토어를 내는 것은 늘 있다. 하지만 이번 로저비비에 팝업스토어는 이전 것과는 다르다. 롯데백화점 물건이 아니라 롯데면세점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면세품을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첫 시도다.
롯데, 면세점 신상품 백화점 판매
로저비비에 팝업스토어가 가능했던 것은 면세점 재고 문제와 맞물려 있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는 롯데면세점 부산점이 입점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 2월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뚝 끊기자 문제가 발생했다. 롯데면세점 부산점이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가 영업을 제대로 못했다. 서울 시내 면세점은 중국인 보따리상(따이궁)이라도 있지만 부산점에는 이마저도 없었다.
롯데면세점은 패션 명품 브랜드 측에 ‘SOS’를 보냈다. “신상품이라도 반품하게 해달라”는 요구였다. “신상품은 어디서든 팔 수 있지 않느냐”는 논리를 댔다. 상당수 브랜드들은 고개를 저었다. “당신들이 주문한 것이니 알아서 팔라”고 했다. 계약상 반품을 받아줄 이유는 없었다. 로저비비에는 달랐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는 매장이 없으니 한번 팔아 보자”고 응했다.
로저비비에 측은 우선 롯데면세점에서 반품 받은 것에 대한 소유권을 넘겨받았다. 그래야 통관 절차를 거쳐 면세품이 아닌, 일반 상품으로 파는 것이 가능했다. 롯데백화점은 부산본점에 상품을 팔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이번에 문을 연 로저비비에 팝업스토어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면세점, 로저비비에 세 곳의 ‘위기 돌파 작전’은 이렇게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됐다.
롯데백화점과 로저비비에는 오는 22일부터는 롯데백화점 부산 지역 VIP 고객을 상대로 ‘시크릿 데이’ 행사를 연다. 구매력이 높은 소비자를 모아 놓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가는 것이다. 로저비비에는 면세점 매장에 있던 판매 사원들도 백화점 팝업스토어로 일부 옮겼다. 판매 사원들은 모두 로저비비에 소속이기 때문에 전환 배치는 어렵지 않다.
장기 재고도 조만간 나올 듯
로저비비에가 면세점 상품을 백화점에 판매하는 것은 최근 관세청이 허용한 재고 면세품에 대한 일반 판매와는 다르다. 관세청은 면세점에 산더미처럼 쌓인 재고 문제가 커지자 일반 판매를 허용하기로 지난달 29일 결정했다. 일반 판매가 가능한 면세품은 입고된 지 6개월 이상 된 장기 재고다. 로저비비에는 장기 재고가 아니라 신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반품 형태로 소유권을 넘겨받은 뒤 판매에 나서는 것이라 재고가 아니어도 된다.
장기 재고 면세품은 아직까지 일반에 풀리지 않았다. 각 브랜드에서 반발이 큰 것이 판매 지연의 주된 이유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명품은 고급 이미지가 생명인데, 면세점 장기 재고를 시중에서 할인 판매하면 고급 이미지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브랜드 관계자들은 이미지 훼손 없이 팔 수 있는 방안을 가져오라고 요구한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예외적인 일이고 면세점의 ‘고통’을 분담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이 때문에 협의를 거친 브랜드부터 순차적으로 판매될 전망이다. 우선 최고급 명품보다 컨템퍼러리(준명품) 브랜드가 거론된다. 아울렛, TV 홈쇼핑 등에 나올 것으로 브랜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백화점, 아울렛에 매장이 없는 브랜드 중 일부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조만간 판매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