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부실 회계 및 쉼터 고가 매입 의혹 등이 제기된 정의기억연대 사무실을 20일 압수수색했다.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있는 정의연 사무실.   /연합뉴스
검찰이 부실 회계 및 쉼터 고가 매입 의혹 등이 제기된 정의기억연대 사무실을 20일 압수수색했다.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있는 정의연 사무실. /연합뉴스
검찰이 부실 회계 의혹을 받는 정의기억연대를 압수수색하며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정의연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전 정의연 이사장)를 둘러싼 의혹은 서울서부지검이 전담해 수사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접수된 윤 당선자 관련 고발 사건은 10여 건이다. 야당은 윤 당선자의 ‘아파트 2억원 현찰 매입’ 논란에 관한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검찰, 정의연 압수수색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최지석)는 20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있는 정의연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수사관들을 보내 정의연과 그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의 회계 및 각종 사업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3일 시민단체 ‘행동하는 자유시민’은 윤 당선자와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을 횡령·사기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들은 정의연 기부금이 기부자 의사와 무관하게 사용됐다고 주장하며 수사를 의뢰했다. 지난 18일에는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가 윤 당선자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윤 당선자는 경기 안성시에 있는 위안부 피해자 쉼터를 2013년 7억5000만원에 매입한 뒤 최근 4억2000만원에 매각해 정의연에 금전적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사법시험준비생모임’도 윤 당선자와 정의연·정대협의 전·현직 이사진 등을 업무상 배임,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윤 당선자와 정의연을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로 수사해달라는 고발 사건 3건을 지난 14일과 19일 두 차례 서울서부지검에 넘겼다. 검찰 관계자는 “자금 운용과 관련한 의혹은 서부지검이 일괄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할머니, 25일 기자회견

이날 미래통합당은 윤 당선자의 ‘아파트 현찰 매입 논란’에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이 공개한 윤 당선자의 재산신고 내용을 보면, 윤 당선자는 국민은행에 3억2133만원 예금을 갖고 있었다. 그는 과거 기부금을 모을 때도 국민은행 개인 계좌를 안내했다. 반면 윤 당선자 부부가 5년간 낸 소득세는 643만원으로 부부합산 소득이 연 5000만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윤 당선자는 2012년 대출도 끼지 않고 2억2600만원 아파트를 현찰로 구매해 자금 출처 논란이 일었다. 곽 의원은 “후원금이 정대협이나 정의연으로 이관되지 않고 윤 당선자의 계좌에 남아 있는 것이라면 이는 횡령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했다.

윤 당선자는 전날 대구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할머니의 측근 A씨는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윤 당선자가 19일 오후 8시50분쯤 이 할머니가 거주하는 대구 중구의 모처를 찾아 10분 정도 독대했다”고 말했다. 윤 당선자가 무릎을 꿇고 이 할머니가 느낀 서운한 감정에 대해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할머니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기자들이 용서를 해줬다고 하는데 용서한 것은 없다”고 했다. 그는 지난 7일 “수요집회에서 받은 성금이 할머니들한테 쓰이지 않고 어디에 쓰이는지 모르겠다”며 기부금 유용 논란을 처음 폭로한 바 있다.

이 할머니는 오는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양길성/김남영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