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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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저소득층 가구가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가장 낮은 계층의 절반 이상이 소득보다 더 많은 지출을 해 1분기에 적자를 봤다. 이 때문에 계층간 소득분배 정도도 나빠졌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득 최하위 20%인 '1분위 가구'는 올 1분기에 25만2000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들의 소득은 149만8000원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지출이 소득보다 많은 175만1000원이었기 때문이다. 1분위 가구 중 53.0%가 적자를 봤고 전체 가구 기준으로 보면 22.7%가 적자였다.

1분위 가구보다 소득이 많은 2~5분위 가구는 모두 흑자였다. 소득 최상위 20%인 5분위 가구는 1분기에 408만2000원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에 비해 25.7% 증가했다. 분위별 가계수지 흑자폭은 4분위 166만1000원, 3분위 103만8000원, 2분위 53만4000원이다.

이로 인해 소득분배 정도를 나타내는 소득5분위 배율은 1분기에 5.41로 지난해 1분기(5.18)에 비해 0.23 올라갔다. 소득5분위 배율은 5분위 가구의 평균소득을 1분위 가구의 평균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배율이 올라갈수록 국민소득의 분배상태가 악화됐음을 의미한다.

1분위 가구는 1~2인 가구가 많아 평균 가구원수가 2.36명으로 5개 분위 중 가장 적다. 1분위 가구의 가구주 평균 연령은 61.8세로 가장 높다. 이에 비해 5분위 가구의 평균 가구원수는 3.49명으로 가장 많고 가구주 연령은 49.1세다.

1분위 가구의 1분기 근로소득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3.3% 줄었다. 같은 기간 2분위 가구(-2.5%)와 3분위 가구(-4.2%)도 근로소득도 감소했다.

반면 코로나19 영향에도 1분기 1분위 가구의 전체소득은 149만8000원으로 지난해 1분기(149만9000원)와 크게 차이가 없었다. 2~5분위 가구도 0.7~6.3%씩 소득이 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희망퇴직이 늘면서 퇴직금이 소득에 잡혀 저소득층의 근로소득은 줄었지만 전체 소득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