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원자력발전소 맥스터 /사진=연합뉴스
월성 원자력발전소 맥스터 /사진=연합뉴스
경북 경주시 월성 원자력발전소의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맥스터)이 2022년이면 가득 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할 곳이 없으면 원전 가동이 불가능하다. 지역주민 공론화가 늦어져 올 8월 착공 마지노선을 놓치면 월성 2~4호기가 모두 멈춰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월성 1호기는 2017년 5월 가동이 중단됐다.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는 21일 “방사성폐기물학회의 연구 결과 월성 원전 맥스터는 2022년 3월께 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원전 가동으로 사용후핵연료가 발생하면 먼저 습식 임시저장시설에 넣고 열을 식힌 뒤, 이후 건식 임시저장시설로 옮겨 보관한다. 건식 임시저장시설이 맥스터이며 월성 원전의 맥스터는 96.4% 찬 상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현재 7기인 맥스터를 14기로 증설하는 데 19개월가량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올 8월에는 착공에 들어가야 월성 2~4호기 가동 중단을 막을 수 있다는 게 한수원의 설명이다. 지난해 기준 월성 2~4호기는 대구·경북 전체 전력 소비량의 21.9%를 생산했다. 맥스터 증설이 늦어지면 대구·경북 지역 전력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한수원은 보고 있다.

월성 원전의 맥스터가 포화상태에 이르렀지만 한수원은 증설 공사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주민 의견 수렴 절차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한수원은 월성 원전 가동 중단을 막기 위해 2016년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맥스터 증설을 신청했다. 올 1월 원안위는 이를 의결했다. 하지만 공론화 절차가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착공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한수원은 경주시에 축조신고서 승인을 받는 등 추가 행정 절차도 밟아야 한다.

맥스터 증설에 대한 찬반 여론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날 원자력국민연대 등은 경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적 근거가 없는 공론화 절차에 맥스터 증설의 발목이 잡혔다”며 “원전 안전 운영을 위해서는 맥스터를 적기에 증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증설 반대 단체들은 경주시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는 중이다.

이윤석 재검토위원회 대변인(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은 “올 6월 말까지 공론화를 마치는 게 목표”라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목표대로 일정을 맞출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번 용역 결과는 당초 예측보다 포화 시점을 4개월가량 늦췄다. 정부는 앞서 2018년 말 용역 연구 결과를 통해 “월성 원전 맥스터 포화 시점은 2021년 11월”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