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자회사 샤오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올 1분기 매출이 10% 이상 늘었다. 스마트폰 판매 호조가 큰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샤오미는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3.6% 늘어난 497억위안(약 8조6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21일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478억위안)를 웃도는 성적이다. 다만 마케팅과 연구개발(R&D) 지출을 늘리면서 순이익은 32.3% 줄어든 21억위안(약 3600억원)에 그쳤다.

1분기에 특히 해외 실적이 개선됐다는 게 샤오미 측 설명이다. 해외 부문 매출은 248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8% 급증했다.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유럽 스마트폰 판매가 80% 가까이 늘었다.

샤오미의 1분기 스마트폰 매출은 303억위안으로 같은 기간 12.3% 증가했다. 스마트폰 판매량은 2920만 대로 4.7% 늘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11.1%로 4위를 유지했다.

스마트폰 판매량보다 매출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지난 2월 출시한 고가 제품인 ‘미10’(유럽 기준 기본가 799유로) 및 ‘미10프로’(기본가 999유로)가 두 달 동안 100만 대 이상 팔린 덕분이라고 회사 측은 분석했다.

샤오미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사물인터넷 사업인 ‘AIoT’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AIoT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의 합성어다. 스마트TV, AI 스피커, 로봇청소기 등을 이 사업부가 만든다. AIoT 부문의 1분기 매출은 130억달러로 7.8% 늘었다. 샤오미는 3월 98인치 초고화질(UHD) TV인 ‘홍미 스마트TV 맥스 98’을 1만9999위안(약 348만원)에 내놓으면서 UHD TV 시장의 가격 파괴를 주도하고 있다. 스마트TV와 AI 스피커 등에서 마진을 거의 남기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을 샤오미의 AIoT 생태계로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샤오미는 2분기엔 주요 시장인 인도 및 유럽 등의 봉쇄 조치로 실적이 악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