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유경준 "美교수 '총선 부정' 보고서는 통계 오류"
통계청장 출신인 유경준 미래통합당 당선자(사진)가 4·15 총선 조작 가능성을 시사한 ‘미베인 보고서’의 내용을 반박했다.

유 당선자는 21일 ‘미베인 교수 워킹페이퍼 분석 결과’ 자료를 통해 “미베인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몇 가지 통계학적 오류가 있다”며 “오류를 바로잡을 경우 총선 부정선거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월터 미베인 미국 미시건대 교수는 지난달 ‘2020 한국 총선에서의 부정 의혹’ 보고서를 통해 더불어민주당이 얻은 표 중 9.8%가 조작 및 탈취한 표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보수 유튜버 등은 이 보고서 등을 근거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미베인 교수가 사용한 방식이 통계적으로는 타당했지만, 한국의 선거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잘못된 결론을 냈다고 설명했다. 비교대상으로 삼은 집단이 중복됐고, 사전투표인단이 정해져 있지 않은 한국 제도를 고려하지 못해 투표율을 잘못 산출했다는 것이다. 사전투표율을 사실상 100%에 가깝게 계산해 ‘기권’에 해당하는 105만여 표를 민주당이 부정하게 얻은 득표수로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유 당선자가 오류를 바로잡아 다시 분석한 결과 ‘부정선거 없음’ 확률이 98.4%로 부정선거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전국 2845개 읍·면·동 중 부정선거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된 곳은 13곳으로 0.37%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전남 7곳, 광주 3곳, 경기 2곳, 강원 1곳으로 특정 정당 투표 성향이 강한 지역에 쏠렸다. 민주당이 얻은 표 중에서 부정 가능성이 있는 표는 141만8079표(미베인 교수 보고서)에서 17만4052표(유 당선자 분석)로 줄었다.

통합당 소속인 유 당선자가 부정선거 의혹을 뒷받침하는 보고서를 공개적으로 반박한 것이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그는 “왜 통합당 당선자가 민주당 편을 드느냐, 당선됐으니 투쟁 의지가 약한 것 아니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하지만 맹목적인 비난과 사실관계가 다른 주장은 제대로 된 검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잘못된 것은 인정하고, 올바른 비판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거조작 의혹 제기를 주도하고 있는 민경욱 통합당 의원은 이날 경기 구리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을 투표용지 관리 부실 혐의 등으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그는 자신이 부정선거의 증거로 제시한 구리시선관위의 잔여 투표용지에 대해 “잔여 투표용지가 개표장에 있으면 안 되는데 관리가 부실했다”며 “공익 제보자들이 증거물(투표용지)을 부정선거 의심 정황으로 가져온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