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밝힌 ‘뉴 삼성’ 비전이다.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란 삼성전자의 캐시카우인 반도체 사업을 의미한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반도체 사업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작년 1월 경기 용인 기흥사업장에서 열린 DS부문 경영진과의 간담회가 시작이었다. 지난해에만 국내 반도체 사업장을 다섯 차례 방문했다. 4월에는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입해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기도 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지난 1월 화성 사업장에 있는 반도체 연구소를 찾아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3나노 파운드리 공정 기술을 둘러봤다. 이달 17~19일 중국 시안 메모리반도체 공장 출장은 세계 반도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6시간 이상이 걸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세 차례나 받으면서 중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중 중국 사업장을 찾은 첫 사례였다. 이 부회장은 시안 공장 간담회에서 회사 경영진에게 “과거에 발목 잡히거나 현재에 안주하면 미래는 없다”고 독려했다.
업계에선 당분간 이 부회장이 반도체 사업을 공격적으로 밀어붙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에 추가 투자할지 여부가 관심사다.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냉전’ 속에서 의미 있는 규모의 추가 투자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인수합병(M&A)을 통해 반도체 제조 역량을 한 단계 도약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