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유동성 힘으로 2000 터치…"네이버·카카오·엔씨 파죽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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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 경제 재개 기대감
코스피 5일 연속 올라
비대면·기술株 등
'포스트 코로나' 종목이 상승 주도
개인, 코스피서 두 달간
9兆 쓸어담아 'V자 반등' 이끌어
코스피 5일 연속 올라
비대면·기술株 등
'포스트 코로나' 종목이 상승 주도
개인, 코스피서 두 달간
9兆 쓸어담아 'V자 반등' 이끌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악몽이 모두 씻겨간 듯 2개월여 만에 코스피지수가 21일 장중 2000선을 회복했다. 올 2분기 예상되는 기업들의 어두운 성적표와 곳곳에서 울리는 경기침체 경고음과는 무관하게 전 세계적으로 풀린 돈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언택트(비대면) 시대를 이끌 정보기술(IT) 대장 기업 등이 주가 2000 회복의 맨 앞자리에 서 있다. 하지만 주가 급반등을 불안해하는 목소리도 상당히 나온다.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한 한·미 증시
지난 3월 6일(2040.22) 이후 50거래일 만에 코스피지수가 장중 2000선을 회복하게 한 일등 공신은 개미들이다. 주식시장에 몰려든 개미들은 3월 19일 ‘코로나 폭락장’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만 9조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작년 같은 기간 9410억원어치보다 약 10배로 늘었다.
그간 경험하지 못했던 ‘바이러스’와 ‘제로금리’가 합작품을 만들어냈다. 금융위기를 경험한 각국 정부가 코로나19에 맞서 너나 할 것 없이 ‘돈풀기’에 나서면서 유동성이 넘쳐난 것도 시장에는 호재였다.
코로나 증시의 주가 하락과 반등의 속도는 역대급이었다. 3월 19일 코로나 저점(1457.64)까지 580포인트 추락하는 데 2주가 채 걸리지 않았다. 미국 증시도 비슷했다. 고점 대비 지수가 20% 떨어진 하락장을 의미하는 ‘베어마켓’에 도달하는 데 22일이 소요됐다. 대공황 등 역대 그 어떤 위기 때보다 하락세가 가팔랐다.
회복 속도도 하락 속도에 비례하듯 빨랐다. 국내 증시는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기도 전에 2000선에 다다랐다. 미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S&P500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각각 3월 6일과 2월 21일 이후 가장 높은 주가를 기록했다. 미국 50개 주 전역에서 이동제한 조치가 해제되면서 ‘최악은 지났다’는 기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존재감 커지는 네이버·카카오
국내와 미국 모두 IT주가 반등을 주도했다. 페이스북은 이날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네이버, 카카오 등과 비슷한 흐름이다. 네이버 시가총액은 37조원을 넘어섰다. 연초 대비 주가는 23.29% 뛰었다. 카카오는 이날 장중 내내 현대차와 시총 9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했다. 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는 통신업계 1위 SK텔레콤의 시총을 넘어섰다. 카카오와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올해만 55.74%, 46.40%씩 급증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주가 2000선 회복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가 폭락장 이후 주가 상승을 이끈 종목별 기여도를 분석한 결과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총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기여도가 여전히 높았다. 삼성전자는 3월 19일 이후 시총이 16.3%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전체 코스피지수가 오르는 데는 12%나 영향을 미쳤다. 네이버는 시총이 60조원에 달하는 SK하이닉스보다 기여도가 높았다. 카카오 역시 기여도 면에서 LG생활건강, 현대차를 제쳤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성장성 높았던 종목들에 대한 새로운 기대가 생겨났다”며 “실적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어 강도가 더 세졌다”고 설명했다.
“실물 경제와 주가의 괴리 우려”
앞으로 어디까지 오를 것이냐에 대해 전문가들은 조심스런 반응이다. 오 리서치센터장은 “개인 자금이 주가를 2000선으로 밀어올렸지만 앞으로는 기업실적과 경제상황 등 본질적 요인으로 주가가 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센터장은 앞으로 주가상승 탄력이 둔화됨에 따라 2200을 넘어서긴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2분기 상승 탄력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전고점이던 2200 후반 선을 넘지 못하고 당분간 2000선에서 오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대부분 현실 경제와 주가의 괴리가 커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19 충격의 쓴맛이 일부 반영된 올 1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분의 1 토막 났다. 2분기는 더욱 암울하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지난 13일 “2분기엔 기업의 매출 격감과 영업이익의 대규모 적자전환을 비롯해 소비·생산·투자·고용 등 실물경제 지표의 악화가 본격화될 것”이란 어두운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기획재정부가 이틀 후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5월호’엔 “실물경제의 하방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적혔다.
미국 증시와 달리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김태우 KTB자산운용 대표는 “국내 시총 10위권을 보면 여전히 전통 제조업 기업이 많다”며 “실물 경제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향후 성장주로 구성된 미국 증시와 별개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박재원/한경제 기자 wonderful@hankyung.com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한 한·미 증시
지난 3월 6일(2040.22) 이후 50거래일 만에 코스피지수가 장중 2000선을 회복하게 한 일등 공신은 개미들이다. 주식시장에 몰려든 개미들은 3월 19일 ‘코로나 폭락장’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만 9조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작년 같은 기간 9410억원어치보다 약 10배로 늘었다.
그간 경험하지 못했던 ‘바이러스’와 ‘제로금리’가 합작품을 만들어냈다. 금융위기를 경험한 각국 정부가 코로나19에 맞서 너나 할 것 없이 ‘돈풀기’에 나서면서 유동성이 넘쳐난 것도 시장에는 호재였다.
코로나 증시의 주가 하락과 반등의 속도는 역대급이었다. 3월 19일 코로나 저점(1457.64)까지 580포인트 추락하는 데 2주가 채 걸리지 않았다. 미국 증시도 비슷했다. 고점 대비 지수가 20% 떨어진 하락장을 의미하는 ‘베어마켓’에 도달하는 데 22일이 소요됐다. 대공황 등 역대 그 어떤 위기 때보다 하락세가 가팔랐다.
회복 속도도 하락 속도에 비례하듯 빨랐다. 국내 증시는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기도 전에 2000선에 다다랐다. 미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S&P500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각각 3월 6일과 2월 21일 이후 가장 높은 주가를 기록했다. 미국 50개 주 전역에서 이동제한 조치가 해제되면서 ‘최악은 지났다’는 기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존재감 커지는 네이버·카카오
국내와 미국 모두 IT주가 반등을 주도했다. 페이스북은 이날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네이버, 카카오 등과 비슷한 흐름이다. 네이버 시가총액은 37조원을 넘어섰다. 연초 대비 주가는 23.29% 뛰었다. 카카오는 이날 장중 내내 현대차와 시총 9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했다. 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는 통신업계 1위 SK텔레콤의 시총을 넘어섰다. 카카오와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올해만 55.74%, 46.40%씩 급증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주가 2000선 회복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가 폭락장 이후 주가 상승을 이끈 종목별 기여도를 분석한 결과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총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기여도가 여전히 높았다. 삼성전자는 3월 19일 이후 시총이 16.3%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전체 코스피지수가 오르는 데는 12%나 영향을 미쳤다. 네이버는 시총이 60조원에 달하는 SK하이닉스보다 기여도가 높았다. 카카오 역시 기여도 면에서 LG생활건강, 현대차를 제쳤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성장성 높았던 종목들에 대한 새로운 기대가 생겨났다”며 “실적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어 강도가 더 세졌다”고 설명했다.
“실물 경제와 주가의 괴리 우려”
앞으로 어디까지 오를 것이냐에 대해 전문가들은 조심스런 반응이다. 오 리서치센터장은 “개인 자금이 주가를 2000선으로 밀어올렸지만 앞으로는 기업실적과 경제상황 등 본질적 요인으로 주가가 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센터장은 앞으로 주가상승 탄력이 둔화됨에 따라 2200을 넘어서긴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2분기 상승 탄력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전고점이던 2200 후반 선을 넘지 못하고 당분간 2000선에서 오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대부분 현실 경제와 주가의 괴리가 커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19 충격의 쓴맛이 일부 반영된 올 1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분의 1 토막 났다. 2분기는 더욱 암울하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지난 13일 “2분기엔 기업의 매출 격감과 영업이익의 대규모 적자전환을 비롯해 소비·생산·투자·고용 등 실물경제 지표의 악화가 본격화될 것”이란 어두운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기획재정부가 이틀 후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5월호’엔 “실물경제의 하방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적혔다.
미국 증시와 달리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김태우 KTB자산운용 대표는 “국내 시총 10위권을 보면 여전히 전통 제조업 기업이 많다”며 “실물 경제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향후 성장주로 구성된 미국 증시와 별개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박재원/한경제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