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식이법 시행 후 첫 사망사고…법원 "범죄 성립 다툼여지·구속 불필요 판단"
일명 '민식이법'(개정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서 사망사고를 낸 50대 운전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전주지법 영장전담 최형철 부장판사는 22일 "피의자 과실로 인한 교통사고로 피해 아동이 사망하는 중한 결과가 발생했으나 피의자가 자신의 과실을 인정했고 증거가 충분히 수집됐다.

그리고 해당 범죄 사실 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피의자의 전과 및 주거, 가족 관계 등 사항을 고려할 때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된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A씨(53)는 전날 낮 12시 15분께 전주시 덕진구 반월동 한 도로 스쿨존에서 불법 유턴을 하다가 버스정류장 근처에 있던 B(2)군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군의 부모도 당시 스쿨존 내에 있었으나 사고를 막지는 못했다.

당시 A씨 차 속도는 시속 30㎞ 이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속도를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블랙박스 분석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와 B군 부모를 상대로 사고 당시 상황 등을 조사하고 있다"며 "보호자는 현재 극심한 심리적 고통으로 구체적인 진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사고는 민식이법 시행 이후 58일 만에 발생한 첫 사망 사고다.

민식이법은 운전자가 어린이보호구역 내 안전운전 의무 부주의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