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재정건전성 고려해야" vs 靑 "지금은 재정 풀어야할 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25일 국가재정전략회의
채무비율 놓고 격론 예고
3차 추경 적자국채 50조 발행땐
국가채무비율 45.8%까지 상승
김상조 "건전성은 중장기 과제"
채무비율 놓고 격론 예고
3차 추경 적자국채 50조 발행땐
국가채무비율 45.8%까지 상승
김상조 "건전성은 중장기 과제"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46% 가까이 치솟을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다. 지난해 이 회의에선 문 대통령이 “국가채무비율 40% 마지노선의 근거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사실상 40% 이상으로 높아져도 큰 문제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이후 2020년 본예산 때 국가채무비율은 39.8%로 책정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면서 이 비율은 45.8%까지 높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5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선 청와대와 여당의 대폭적인 재정 확대 요구와 기획재정부의 재정건전성 고려 주장이 맞붙을 전망이다. 일각에선 부족한 세입을 보충하기 위한 증세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예측도 하고 있다. “재정건전성은 중장기로 이뤄야”
국가재정전략회의는 매년 한 차례 열리는 재정 분야 최고위급 의사결정 회의다. 문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고위급 인사, 정세균 국무총리와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등 모든 국무위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당 주요 인사가 참석한다.
25일 회의에선 재정 확장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권력을 쥔 청와대와 여당이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재정을 더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서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재정을 확장적으로 사용함으로써 경상 GDP를 빨리 본궤도로 회복시키고, 재정건전성 회복은 중장기적으로 이뤄가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는 게 국제기구와 경제학자들의 일반적 컨센서스”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를 중심으로 한 기재부는 국가채무비율이 가파르게 높아지는 것을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 국가채무는 2019년 본예산에선 740조8000억원이었지만, 올해 본예산과 1~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거치면서 819조원까지 늘어났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2일 민주당에선 3차 추경 규모를 최대 50조원으로 늘리자는 언급까지 나왔다. 여당 주장대로 3차 추경 규모가 50조원에 이르고 이를 모두 적자국채 발행으로 충당하면 국가채무는 최대 869조원까지 증가하게 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상성장률 전망치(-0.9%)를 대입해 시산하면 올해 말 국가채무비율은 45.8%로 높아진다. 1년 만에 8.7%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국가채무비율이 가장 크게 뛰었던 2009년 증가폭(3%포인트)의 세 배 수준이다.
증세 논의 불붙을까
이날 회의 결과는 8월 발표되는 내년도 예산안과 향후 5년간 재정운용 방향이 담긴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반영된다. 최근 확장 기조가 그대로 이어진다고 가정했을 때 내년도 예산안은 560조원 규모에 이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올해 512조3000억원의 본예산에서 지출 증가율을 9%대로 계산한 결과다. 앞서 정부는 2019년과 2020년 예산을 편성할 때 각각 9.5%, 9.1% 지출을 늘렸다.
세출 확장 기조를 유지하면서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세입을 늘리는 방안도 추가로 논의될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며 언급한 ‘증세론’이 다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KDI는 성장률이 최악의 경우 -1.6%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며 코로나19로 인한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재정을 사용할 필요가 있지만 재정건전성 문제를 고려해 재정 수입을 늘리는 정책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장기적으론 증세 논의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2017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도 여당의 거센 증세 요구가 있었다. 추미애 당시 민주당 대표가 대기업·고소득자에 대한 증세를 요구했고, 그해 법인세와 소득세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25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선 청와대와 여당의 대폭적인 재정 확대 요구와 기획재정부의 재정건전성 고려 주장이 맞붙을 전망이다. 일각에선 부족한 세입을 보충하기 위한 증세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예측도 하고 있다. “재정건전성은 중장기로 이뤄야”
국가재정전략회의는 매년 한 차례 열리는 재정 분야 최고위급 의사결정 회의다. 문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고위급 인사, 정세균 국무총리와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등 모든 국무위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당 주요 인사가 참석한다.
25일 회의에선 재정 확장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권력을 쥔 청와대와 여당이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재정을 더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서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재정을 확장적으로 사용함으로써 경상 GDP를 빨리 본궤도로 회복시키고, 재정건전성 회복은 중장기적으로 이뤄가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는 게 국제기구와 경제학자들의 일반적 컨센서스”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를 중심으로 한 기재부는 국가채무비율이 가파르게 높아지는 것을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 국가채무는 2019년 본예산에선 740조8000억원이었지만, 올해 본예산과 1~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거치면서 819조원까지 늘어났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2일 민주당에선 3차 추경 규모를 최대 50조원으로 늘리자는 언급까지 나왔다. 여당 주장대로 3차 추경 규모가 50조원에 이르고 이를 모두 적자국채 발행으로 충당하면 국가채무는 최대 869조원까지 증가하게 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상성장률 전망치(-0.9%)를 대입해 시산하면 올해 말 국가채무비율은 45.8%로 높아진다. 1년 만에 8.7%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국가채무비율이 가장 크게 뛰었던 2009년 증가폭(3%포인트)의 세 배 수준이다.
증세 논의 불붙을까
이날 회의 결과는 8월 발표되는 내년도 예산안과 향후 5년간 재정운용 방향이 담긴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반영된다. 최근 확장 기조가 그대로 이어진다고 가정했을 때 내년도 예산안은 560조원 규모에 이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올해 512조3000억원의 본예산에서 지출 증가율을 9%대로 계산한 결과다. 앞서 정부는 2019년과 2020년 예산을 편성할 때 각각 9.5%, 9.1% 지출을 늘렸다.
세출 확장 기조를 유지하면서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세입을 늘리는 방안도 추가로 논의될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며 언급한 ‘증세론’이 다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KDI는 성장률이 최악의 경우 -1.6%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며 코로나19로 인한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재정을 사용할 필요가 있지만 재정건전성 문제를 고려해 재정 수입을 늘리는 정책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장기적으론 증세 논의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2017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도 여당의 거센 증세 요구가 있었다. 추미애 당시 민주당 대표가 대기업·고소득자에 대한 증세를 요구했고, 그해 법인세와 소득세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