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기업가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가 오는 27일 민간기업 최초로 유인우주선을 발사한다.

스페이스X는 이날 오후 4시33분(한국시간 28일 새벽 5시33분) 미국 플로리다주의 항공우주국(NASA) 케네디우주센터에서 NASA 소속 우주비행사 두 명을 태운 유인우주선 '드래건'을 팰컨9 로켓에 싣고 지구 궤도의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쏘아 올린다. 발사 이후 ISS에 도킹하는데까지 19시간 걸릴 예정이다.


미국은 2011년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이 끝난 이후 10년 가까이 유인우주선을 발사하지 못했다. ISS를 오가는 단거리 우주비행은 민간기업에 맡긴다는 구상에 따라 스페이스X, 보잉 등과 계약을 맺고 추진했지만 목표 일정이 계속 지연됐다.

그동안 NASA는 ISS에 미국 우주비행사들을 보내기 위해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을 이용해 왔다. 총 52회 왕복에 러시아에 지불한 돈만 35억달러(약 4조3000억원)에 이른다.

이번 발사는 스페이스X가 개발한 유인우주선의 최종 테스트 성격으로, 성공 시 러시아에 전적으로 의존해온 우주 인력 수송 능력을 회복하는 의미를 갖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현장에서 발사 참관을 지켜볼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이스X는 우주에 인력을 수송하는 첫 민간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 ISS에 미국과 다른 국가의 우주비행사를 실어나르는 것을 넘어 달·화성 탐사에도 참여하고, 우주관광 시대에도 성큼 다가서게 된다.

전기자동차 기업인 테슬라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로 잘 알려진 머스크는 우주 이민을 최종 목표로 하는 스페이스X를 2002년 설립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3월 크루 드래건의 무인 시험비행에 성공했으나 이후 지상 시험 도중 폭발 사고가 발생해 유인 비행이 지연돼 왔다. 크루 드래건은 지상에서 지구 궤도까지는 팰컨9 로켓에 실려 쏘아올려지며, 우주에서는 독자적으로 비행하게 된다.


스페이스X와 경쟁해온 보잉도 유인우주선 'CST-100 스타라이너'를 개발하고 있으나 무인 시험 도중 도킹에 실패하는 등 기술적 결함이 잇따라 발견돼 유인 비행이 늦어지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