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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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국회를 중심으로 커지고 있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요구에 대해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은 통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불쾌함을 내비쳤다.

민주당 최고위원인 박주민 의원은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20대 국회를 마무리하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이야기가 불거지고 있다”며 “사면 이야기를 하는 분들은 국민 통합을 이유로 드는데, 맞지 않는 말”이라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점점 커지고 있는 사면요구를 민주당이 나서 사전에 차단하고 나선 셈이다.

박 의원은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은 통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두 사람은 명백한 범죄행위를 정치보복이라고 하고 수사에도 협조를 안 하는데 이런 사법부 위에 있는 모습을 보이는 (사람에 대한) 사면이 어떻게 국민 통합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법적 절차가 다 끝나야 하는데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지금 시점에서 사면은 원칙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그분들은 무죄를 주장하는데, 판결도 안 나온 상태에서 유죄를 전제한 사면이 무슨 의미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권력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사면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두 전직 대통령이 재판에 임하는 모습과 재판 결과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5선의 안민석 민주당 의원 역시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명박·박근혜 사면론은 국민통합이라는 명분에 근거하는데 그들을 사면하면 통합은 커녕 갈등과 편 가르기, 분열을 증폭시킬 것이 뻔하다”고 했다.

안 의원은 “모든 국민에게 적용되는 사법 정의의 원칙이 무너지면 갈등과 분열이 커지기 마련”이라며 “특히 반성 없는 사면은 더욱 안 된다. 이명박·박근혜가 반성과 사죄를 한 적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두환 노태우처럼 사면받고 국민과 역사를 농락하는 일이 반복되는 것을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통합을 원하거든 더는 사면을 거론하지 말라”고 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도 24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 “아직 사법절차가 끝나지 않았고 국민적인 동의도 필요하다”며 부정적인 의사를 드러냈다.

앞서 문 의장은 퇴임 기자회견에서 “사면을 겁내지 않아도 될 시간”이라고 언급해 이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주 원내대표 역시 노무현 전 대통령 11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전직 대통령들의 예외 없는 불행한 역사에 마음이 많이 무겁다”며 “시대의 아픔과 상처를 같이 치유하는 길이 국민 통합의 길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