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 주장…"조급한 정상화는 중국에만 이득"
"미국, 중국과 천천히, 단계적으로 교역 정상화해야"
미국이 중국과 무역관계를 "천천히, 단계적"으로 정상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미국 쪽에서 나왔다.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멈췄던 산업계가 이미 재가동에 들어간 반면 미국은 그렇지 못해 무역관계 정상화가 중국에만 좋은 일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의회 자문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 위원이자 미국 철강노조 고문인 마이클 웨슬은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 '중국과는 느리고 단계적인 재시작이 필요하다'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지난해 무역전쟁을 치른 미국과 중국은 올해 1월 중국은 미국산 제품을 대규모로 더 사고 미국은 대(對)중국 추가 관세부과 방침을 철회하는 것이 골자인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두고 양국의 갈등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웨슬 위원은 기고문에서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아폴로13호에 빗댔다.

아폴로13호는 1970년 역사상 세 번째 달 착륙을 목표로 발사됐다가 산소탱크 폭발 사고로 달에 가지 못하고 고난 끝에 지구로 귀환했다.

그는 "대부분 미국인이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지도자들이 모두의 안전이 보장되는 상황에서 경제활동을 재개하는 정확한 순서를 알아내길 기대하면서 집에 머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중보건과 관련해 '다음 단계'를 생각할 때 정치가 아닌 과학과 상식을 따라야 하는 것처럼 세계에 우리 경제를 다시 개방하고 국제무역을 재개할 때도 같은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면서 '관리된 무역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웨슬 위원은 "평상시로 조급히 돌아간다면 최근 국내산업계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놓치고 새로운 문제만 초래할 것"이라면서 시장과 무역을 정상화하는 것이 "누구에게 이득이 되는지가 진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조급한 정상화는 중국에 이득을 가져다줄 것으로 분석했다.

웨슬 위원은 "미국의 경제가 재개방되는 순간 중국과 수출을 통해 자국 경제에 다시 불꽃을 일으키고 성장을 촉진하려는 나라들의 제조업체들이 미국 시장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미국경제가) 성장을 재개하면 중국은 미국 시장에 '중국제품의 범람'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 관리들과 연구소들은 코로나19를 '중국 제조업체에 기회'로 묘사한다고도 전했다.

웨슬 위원은 중국이 코로나19에 멈췄던 공장을 이미 오래전 재가동해 현재 철강 재고가 2006년 이래 최고치인 약 1억 메트릭톤(mt)을 기록, 작년 미국 전체 생산량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알루미늄과 화학·섬유제품, 유리, 고무 등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했다.

또 그는 "중국 공산당 산업정책은 권력과 지배력을 목적으로 한다"면서 산업진흥을 위해 수천억달러의 보조금을 투입하고 불법적 방안도 동원한다고 지적했다.

웨슬 위원은 "중국으로부터 (물건) 유입을 관리하는 것은 미국기업의 경제적 발판을 확고히 하고 불공정 무역과 수입폭증의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라면서 "대통령에게 이미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폭넓은 권한이 주어져 있으며 의회는 기업이 수입제한을 청원할 수 있는 제도를 재승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중국과 천천히, 단계적으로 교역 정상화해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