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발적 감염 발생 불가피…방역지침 준수해 전파규모 줄여야
'학원강사-제자'간 연쇄감염…등교수업 느는데 교내는 괜찮을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학원강사와 제자 간에 전파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단계적으로 확대되는 순차 등교수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이태원 클럽 방문 후 확진된 인천 학원강사가 수강생 여러 명을 감염시키면서 'n차 전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강서구의 한 미술학원에서도 강사가 확진된 후 그의 6세 유치원생 제자도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학부모들의 불안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상황에서 학교에서 감염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전망하면서 평소 교실의 밀집·밀접도를 낮추는 방역지침을 철저하게 준수함으로써 전파 규모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26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인천 학원강사는 보습학원과 과외 학생의 집에서 수업하면서 학원 수강생 6명과 동료 강사 1명, 과외 학생인 쌍둥이 남매 등에게 코로나19를 옮겼다.

비말(침방울)이 튈 수밖에 없는 대면 수업의 위험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다.

강서구 미술학원 강사와 유치원생 간 감염 사례는 마스크 착용이나 환기 등 방역지침을 지킨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완벽하게 코로나19 전파를 막을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교육당국에 따르면 이들은 마스크를 착용했고, 방역 원칙에 따라 환기와 거리두기도 실시했다.

오는 27일 등교하는 초1∼2학년·유치원생과 중3·고2 학생들 사이에서도 감염자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욱이 이태원 클럽발(發) 감염이 전국적으로 지역사회에서 확산하고 있는 데다 무증상 감염자와 감염경로를 모르는 '깜깜이' 환자가 끊이지 않는 것도 불안감을 높이는 한 요인이다.

앞서 고3의 첫 등교수업일이던 지난 20일 여러 지역에서 확진자가 산발적으로 나왔는데 대구농업마이스터고 기숙사에 입소한 고3 학생의 경우 무증상 상태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 역시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현재 전파 가능성이 '0'에 다다른 상태에서 개학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학원강사-제자'간 연쇄감염…등교수업 느는데 교내는 괜찮을까
전문가들은 결국 학교 내 감염자를 조기에 발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앞서 확진된 고3 학생들은 기숙사 입소생 전수검사와 지역감염 접촉자 조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되면서 교내 전파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전문가들은 또 감염자를 조기에 발견하면 다행이지만, 만에 하나 학교에 무증상 감염자가 있어 '조용한 전파'가 이뤄질 수 있는 상황에도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개인위생수칙과 거리두기 지침의 철저한 준수도 비록 완벽하지는 않지만, 교내 방역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앞서 노량진 학원가에서 학생 1명이 확진됐지만, 집단감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 학생은 강의 내내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교실 수강생들은 지그재그 형태로 떨어져 앉아 충분히 거리를 확보했던 덕분이다.

교내에서 전파가 되더라도 그 규모를 줄이기 위해서는 교실 밀집도, 그리고 학생 간은 물론 학생과 교사 간의 접촉 밀접도를 낮추는 것도 필요하다.

수도권과 대구 등 감염 우려가 높은 지역의 경우 등교 학생을 전교생의 3분의 2 이하로 유지하는 교육부 권고를 제대로 따르는 것은 물론 학년·학급별 수업 시간 조정 등을 통해 밀집도·밀접도를 낮춰야 한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는 "학교에서 방역을 아무리 철저하게 하더라도 감염자는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감염자가 있더라도 최소한의 인원만 노출되도록 학교마다 아이들 간의 접촉을 줄이는 방안을 강구하고, 또 손 씻기와 같은 기본적인 위생수칙 준수가 정말 중요하다는 점도 아이들에게 계속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