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태생적 비주류, 곧 당적 정리할 것…巨與, 비판하기 더 쉬워져"
'SBS정치쇼'로 돌아온 이철희 "양쪽에서 욕먹는 방송할 것"
"20대 국회의원 임기가 29일까지니까, 30일께 더불어민주당 당적도 정리하려고요.

언론인으로 돌아오면 비판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는데, 당연한 절차죠."
21대 총선에 불출마하고 방송으로 돌아온 이철희 의원은 "'한 번 다녀온 사람'이다 보니 편향 시비가 일 수 있다는 걸 잘 안다.

그래서 내가 속했던 진영, 정당에 더 인색하게, 불리하게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다음 달 1일부터 평일 오전 9시 5분 SBS러브FM(103.5㎒) 'SBS정치쇼' 진행자로 나선다.

최근 목동 SBS에서 만난 이 의원은 인터뷰 내내 "여당을 포함해 양쪽에서 욕먹는 방송을 하겠다.

난 태생적으로 비주류"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 강조한 건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따뜻한 시사 프로그램"이었다.

TV에서 러브콜이 쏟아졌을 텐데 라디오로 먼저 복귀한 이유를 묻자 그는 "'썰전' 같은 프로그램은 솔직히 부담스럽고, 원래 라디오라는 매체와 그 맛을 좋아했다.

다만 출근길 프로그램은 너무 경쟁이 심하고 뉴스를 쥐어짜는 느낌이라 그 판에 들어가긴 싫었다"고 답했다.

게스트로 출연할 전·현직 의원들도 당의 논리를 대변하거나 일방적으로 주장을 쏟아내고 퇴장하는 방식이 아니라, '케미'(케미스트리, 조화)를 최대한 살리고 의원 개인의 인간적 면모도 부각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게 이 의원의 포부다.
'SBS정치쇼'로 돌아온 이철희 "양쪽에서 욕먹는 방송할 것"
그가 속한 민주당은 21대 총선에서 거여(巨與)가 됐다.

이 의원은 "야당의 견제 기능이 약해진 상황에서 언론의 기능이 더 커질 거라 본다.

거여가 돼서 비판하기는 더 쉬워졌다.

정부 여당이 시사, 정치 뉴스의 주된 생산자 아니냐"며 "나처럼 '그쪽 출신'이 공격하면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웃었다.

이 의원은 평론가 출신답게 정치 이슈가 나오자 작심한 듯 비판을 쏟아내며 자신이 이끌 프로그램을 맛보기로 보여주기도 했다.

"다수 여당이란 게 양날의 칼인데, 민주당은 그토록 얻고 싶었던 권력을 가졌지만 그 권력을 어떻게 쓸지 모르는 것 같아요.

정의기억연대 문제도 그렇고, 한명숙 전 총리 재조사 이야기도 그렇고. 가진 권력에 맞는 행보는 아니죠. 한 전 총리 문제는 시민적 동의를 얻어가며 풀어야 해요.

정의연 문제도 여당에 아픈 대목입니다.

윤미향 대표를 공천한 민주당 잘못이 큽니다.

그런 단체 활동은 정치화시키면 안 되죠. 민주당이 결자해지해야 합니다.

"
그는 이어 야당의 미래를 묻자 "살아나는 데 시간이 걸릴 거다.

겪어야 할 아픔을 겪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다음 선거가 아닌 다다음 선거를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전 세계 메이저 정당들도 다 그런 경험을 했다"고 설명했다.
'SBS정치쇼'로 돌아온 이철희 "양쪽에서 욕먹는 방송할 것"
이 의원은 평론의 핵심은 '애정'이라고 강조했다.

"요새 정치권 비판하는 걸 보면 잘 모르고 하는 비판이 많아요.

애정이 없는 거죠. 평론은 기본적으로 따뜻한 시선을 갖고 해야 해요.

사람 사는 얘기니까요.

'SBS정치쇼'는 'WHO'가 기조입니다.

W는 Warm(따뜻함), H는 Humanism(인본주의), O는 Omnibus(복합적인 이야기)요.

"
그는 국회에 직접 다녀온 DJ답게 '빵빵할' 게스트들이 궁금하다는 말에는 이렇게 답했다.

"일단은 제가 섭섭하게 해도 기분 나빠하지 않을 분들부터요.

(웃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