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는 환경 파괴에 대한 자연의 응답" [여기는 논설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문을 꼭꼭 닫았던 그리스 이탈리아 등이 외국 관광객들에게 빗장을 풀고 있습니다. 그리스의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는 최근 국정 연설에서 "팬데믹으로 미뤄졌던 여행 시즌이 6월15일 공식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탈리아도 지난 3일부터 전국 공항의 운영을 재개하고 국내선과 국제선 운항도 허용했습니다.
경제와 방역 사이에서 고심하는 나라들
이들 나라가 관광 재개를 서두른 이유는 한가지입니다. 경제파탄을 막기 위해서 입니다. 관광이 주수입원인 이들 나라에선 "코로나도 걸리기 전에 굶어 죽게 생겼다"는 말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스는 국내총생산(GDP)에서 관광이 차지하는 비중이 21%에 달합니다. 스페인은 15%, 이탈리아는 13%입니다. 관광 의존도가 높은 이들 나라는 방역도 중요하지만 외국 관광객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것입니다.
남유럽 국가 뿐아니라 세계 각국이 지금 방역과 경제 사이에서 고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을 철저히 하면 할수록 경제는 타격을 입게 마련입니다. 그렇다고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봉쇄를 풀고, 경제활동을 재개토록 하면 방역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딜레마는 지금 우리나라도 직면하고 있는 문제입니다.
개발과 환경도 비슷한 상충관계
경제와 방역, 이것과 비슷한 상충관계가 개발과 환경입니다. 개발을 중시하면 환경이 망가지고, 환경을 우선시하면 개발이 더뎌지는 격이지요. 흥미로운 것은 경제와 방역 사이에서 우리를 고민에 빠트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도 개발과 환경 사이의 균형 파괴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과도한 생태계 파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인수(人獸)공통 전염병을 일으키는 신종 바이러스가 주기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인간의 환경파괴와 그로 인한 기후변화가 생태계 질서를 무너뜨린 결과라는 것입니다. 예컨대 기후변화로 산불 가뭄 홍수 등 이상 기상현상이 자주 발생해 생태계가 파괴되면 서식지를 잃은 야생동물이 사람 거주지역이나 목축지로 이동함으로써 조류인플루엔자와 같은 인수공통 전염병에 인간이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얘깁니다.
교황 "코로나는 기후변화에 대한 자연의 응답"
프란치스코 교황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 "인류가 생태계 위기를 무시한데 따른 기후변화에 대한 자연(nature)의 응답(respons)일 수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교황은 지난달 24일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 현장에서 주일 삼종기도를 주례하면서도 환경 보호를 주제로 훈화했습니다. 교황은 화석 연료 사용 감축의 필요성 등을 언급하며 기후변화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 그리고 기후변화에 취약한 이들을 어떻게 도울지를 고민하자고 촉구했습니다.
개발과 환경은 어느 것도 일방적으로 포기할 수 없는 가치입니다. 우리가 지금 경제와 방역중 하나를 버릴 수 없듯이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 개발과 환경의 균형점을 찾아 조화롭게 발전시키자는 '지속가능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이란 개념이 새삼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속가능발전 되새겨준 '위장된 축복'
지속가능발전은 지구환경의 보전을 위해 자연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경제, 사회, 환경 부문이 균형되고 조화롭게 발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를 통해 미래세대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능력을 손상시킴 없이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환경을 지나치게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의 개발, 개발을 크게 방해하지 않는 차원의 환경보호가 관건입니다.
우리는 이번 기회에 인류가 지향해야 할 가치이자 새로운 발전 패러다임인 지속가능발전의 중요성을 다시금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가져다준 또하나의 '위장된 축복'(disguised blessing)인지도 모릅니다.
차병석 수석논설위원 chabs@hankyung.com
경제와 방역 사이에서 고심하는 나라들
이들 나라가 관광 재개를 서두른 이유는 한가지입니다. 경제파탄을 막기 위해서 입니다. 관광이 주수입원인 이들 나라에선 "코로나도 걸리기 전에 굶어 죽게 생겼다"는 말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스는 국내총생산(GDP)에서 관광이 차지하는 비중이 21%에 달합니다. 스페인은 15%, 이탈리아는 13%입니다. 관광 의존도가 높은 이들 나라는 방역도 중요하지만 외국 관광객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것입니다.
남유럽 국가 뿐아니라 세계 각국이 지금 방역과 경제 사이에서 고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을 철저히 하면 할수록 경제는 타격을 입게 마련입니다. 그렇다고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봉쇄를 풀고, 경제활동을 재개토록 하면 방역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딜레마는 지금 우리나라도 직면하고 있는 문제입니다.
개발과 환경도 비슷한 상충관계
경제와 방역, 이것과 비슷한 상충관계가 개발과 환경입니다. 개발을 중시하면 환경이 망가지고, 환경을 우선시하면 개발이 더뎌지는 격이지요. 흥미로운 것은 경제와 방역 사이에서 우리를 고민에 빠트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도 개발과 환경 사이의 균형 파괴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과도한 생태계 파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인수(人獸)공통 전염병을 일으키는 신종 바이러스가 주기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인간의 환경파괴와 그로 인한 기후변화가 생태계 질서를 무너뜨린 결과라는 것입니다. 예컨대 기후변화로 산불 가뭄 홍수 등 이상 기상현상이 자주 발생해 생태계가 파괴되면 서식지를 잃은 야생동물이 사람 거주지역이나 목축지로 이동함으로써 조류인플루엔자와 같은 인수공통 전염병에 인간이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얘깁니다.
교황 "코로나는 기후변화에 대한 자연의 응답"
프란치스코 교황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 "인류가 생태계 위기를 무시한데 따른 기후변화에 대한 자연(nature)의 응답(respons)일 수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교황은 지난달 24일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 현장에서 주일 삼종기도를 주례하면서도 환경 보호를 주제로 훈화했습니다. 교황은 화석 연료 사용 감축의 필요성 등을 언급하며 기후변화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 그리고 기후변화에 취약한 이들을 어떻게 도울지를 고민하자고 촉구했습니다.
개발과 환경은 어느 것도 일방적으로 포기할 수 없는 가치입니다. 우리가 지금 경제와 방역중 하나를 버릴 수 없듯이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 개발과 환경의 균형점을 찾아 조화롭게 발전시키자는 '지속가능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이란 개념이 새삼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속가능발전 되새겨준 '위장된 축복'
지속가능발전은 지구환경의 보전을 위해 자연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경제, 사회, 환경 부문이 균형되고 조화롭게 발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를 통해 미래세대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능력을 손상시킴 없이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환경을 지나치게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의 개발, 개발을 크게 방해하지 않는 차원의 환경보호가 관건입니다.
우리는 이번 기회에 인류가 지향해야 할 가치이자 새로운 발전 패러다임인 지속가능발전의 중요성을 다시금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가져다준 또하나의 '위장된 축복'(disguised blessing)인지도 모릅니다.
차병석 수석논설위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