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산행을 즐기는 ‘혼산’족이 늘어나면서 아웃도어 업체들이 간만에 매출 상승 효과를 보고 있다.특히 레깅스를 입고 등산화를 신는 20~30대들의 패션 스타일 때문에 등산화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블랙야크의 산행 커뮤니티 앱(응용프로그램) ‘알파인 클럽’(BAC)에 따르면 지난달 클럽 신규 가입자수는 7413명으로 전년 동기(3160명)보다 134.5% 늘었다. 신규 가입자를 연령대별로 보면 20~30대가 50%를 차지했으며, 여성 비중은 32.2%를 차지했다.

클럽 관계자는 "신규 가입자가 늘면서 BAC의 전체 회원 수가 5월 말 현재 15만6000명을 돌파했다"며 "지난해 4월 10만명 돌파 이후 1년 만에 4만명이 더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렇게 2030 세대 혼산족이 많이 들어오면서 등산 패션도 점차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전처럼 등산복을 한 벌로 갖춰입는 사람은 드물다. 캐주얼한 티셔츠와 모자 등을 입고 아래는 레깅스나 반바지에 색양 말을 신는 스타일족이 늘고 있다는 것. 다만 산을 올라야 하기 때문에 등산화만큼은 제대로 된 걸 신는다. 아웃도어 업체들의 등산화 매출이 늘어난 이유다.
K2의 올해 1~3월 등산화 매출은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지난달 50% 증가했다. 이달 들어서도 작년보다 50% 더 매출이 나오고 있다. 배우 겸 가수 수지가 신은 ‘플라이하이크 렉스’ 제품이 가장 큰 인기다. ‘플라이하이크 코어’, ‘플라이하이크 리벤처’가 그 뒤를 잇고 있다.
블랙야크의 등산화도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발목까지 올라오는 중등산화, 가볍게 신기 좋은 워킹화가 가장 인기가 좋다. 4월 28일부터 이달 11일까지 등산화 ‘BAC마운트GTX’와 워킹화 ‘일루전로드GTX’의 매출은 직전 2주 매출보다 각 74%, 51% 급증했다.

아웃도어 업계에서는 이같은 분위기가 비수기인 여름까지 계속 이어진다면 매출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냉감 기능성 소재 신제품을 줄줄이 쏟아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2014년 7조1600억원 규모로 정점을 찍은 뒤 최근엔 2조원대까지 내려 앉았다. 매출 상위권 브랜드들도 해마다 매출이 20~30%씩 줄고 있다. 2030세대의 유입이 ‘제2의 아웃도어 전성기’로 이어질 수 있는 긍정적 신호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양엽 K2 의류기획팀 부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야외에서 혼자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등산화 매출도 덩달아 오르기 시작했다”며 “4050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등산을 2030이 즐기기 시작한 것 자체가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