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몰 야간순찰 책임집니다"…똑똑한 자율주행로봇 '로브제'
아무도 없는 조용한 새벽 시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몰을 지키는 건 다름 아닌 로봇이다. 코엑스 몰 내부를 조용히 순찰하며 침입자는 없는지, 혹시 모를 화재는 없는지 감시한다. 순찰을 돌며 방역을 위해 실내 구석구석 소독약까지 뿌린다. 스타트업 도구공간의 로봇 ‘로브제(Robjet)’를 적용한 자율주행로봇의 이야기다.

도구공간은 지난 3월부터 월드트레이드센터(WTC)와 협약을 맺고 코엑스 몰 내 로봇 야간 순찰 시범 서비스(사진)를 하고 있다. 로브제는 자율주행로봇이다. 학습된 알고리즘에 의해 설정된 공간을 자유롭게 움직인다. 외부인 출입을 감시하는 것은 물론 응급처지를 받아야 할 사람을 확인하면 곧바로 보안실에 알린다. 무엇이 비정상적인 이벤트인지도 인공지능(AI) 학습을 토대로 로브제 스스로 판단한다.

로브제에는 순찰 이외에도 다양한 기능을 적용할 수 있다. 순찰 로봇으로 활용하기 위해 화재감지센서, 침입자경보 등의 기능을 올릴 수 있고 물류 로봇으로 쓰기 위해선 물품을 나를 수 있는 저장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 다양한 기능을 한꺼번에 수행하는 로봇으로 변신할 수도 있다.

김진효 도구공간 대표는 “로브제는 일종의 로봇 본체이고 여기에 필요한 기능을 넣어 임무에 맞게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며 “아직까지 상용화된 것은 순찰 로봇이지만 범위를 계속 확장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구공간은 다른 로봇 기업과는 다르게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디자인 등을 모두 내부에서 개발한다. 모든 프로세스를 다루기 때문에 분야별 조율이 신속하다. 로봇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작업도 탄력적으로 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마자 순찰 로봇에 방역 기능을 추가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도구공간은 앞으로 단체 협동 로봇 시스템도 개발할 예정이다. 여러 대의 로봇이 한 시스템 안에서 협동해 돌아다니며 순찰하는 게 목표다. 관리하는 보안 구역을 넓힐 수 있고 각기 다른 시스템을 적용한 로봇이 돌아다닐 때 생길 수 있는 비효율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