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이 최우선"…학교 안은 긴장감 가득
우려 속 인천 초등학교·유치원 등교…교문 앞 못 떠난 엄마들
초등학교 1·2학년과 유치원생 등교가 시작된 27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한 초등학교 교문 앞은 차마 발길을 돌리지 못하는 부모들로 붐볐다.

불안한 표정이 역력한 학부모들은 등교하는 아이가 마스크를 잘 썼는지를 한 번 더 챙긴 뒤에도 학교를 떠나지 못하고 한참을 서성였다.

유모차에 태운 16개월 아기를 데리고 초등 2학년생 아들을 등교시킨 이지연(29)씨는 "학교 보내는 게 불안하지만, 등교를 한다고 하니 어쩔 수 없이 나왔다"며 "무엇보다 아이가 안전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 역시 아이가 교문 안으로 들어간 지 20분가량이 흘러서야 아기를 데리고 학교 앞을 떠났다.

2학년생 아들을 바래다주던 유지연(40)씨도 "당장 어제만 해도 뉴스를 보니 다른 지역 학교들은 등교가 연기됐다고 해 아이를 보내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잠복기가 있다고 해서 많이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이날 어린 학생들을 처음 맞이하는 학교 측도 혹시 모를 감염 우려를 막기 위해 바짝 긴장한 모습이었다.

이 학교는 이날 전체 1천212명 학생 가운데 1∼2학년 400명가량이 올해 처음으로 등교한다.

입학식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1학년은 학교에 오는 것 자체가 처음이라는 점을 고려해 2학년 먼저 등교를 시작했다.

8개 반까지 있는 2학년은 오전 8시 55분부터 10시 5분까지 반별로 순차 등교하고, 4개 반까지 있는 1학년은 이후에 차례로 등교한다.

교직원들은 이날 오전 7시께부터 학교에 나와 유일한 출입문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고 방역 물품을 비치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우려 속 인천 초등학교·유치원 등교…교문 앞 못 떠난 엄마들
학부모운영위원회 소속인 학부모 6명도 차례로 보건 교육을 받고 아이들 등교를 돕는 데 투입됐다.

학교는 출입문 바로 옆에 분무형 자동 손 소독기를 비치해 어린 학생들도 손만 대면 쉽게 소독할 수 있도록 했다.

바닥에는 안전거리 1m가 표시된 스티커를 붙여 아이들이 차례대로 줄을 설 수 있도록 도왔다.

학교는 혹시나 마스크가 없는 학생이 있을 수도 있어 일회용 마스크도 충분히 마련했다.

이 학교 한 교직원은 "열화상 카메라로 봤을 때 열이 37.5도 이상으로 나오면 체온계로 다시 열을 재고 만약 또 비슷한 체온이 나오면 출입문 바로 옆에 마련된 일시적 관찰실로 보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인천에서는 초등1∼2학년과 유치원생, 고2·중3·특수학교 학생 14만32명이 올해 첫 등굣길에 나섰다.

고등학교 3학년생은 지난 20일 가장 먼저 학교에 갔으나, 등교 첫날 고3 학생 확진자가 나온 인천은 66개 고교에 '전원 귀가' 조처가 내려졌다가 이번 주 다시 등교를 재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