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출신 일본 인기 여배우 고이즈미 교코(사진)가 트위터 상으로 연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맹비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아베 총리의 지지율이 집권 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지난 25일에는 '사요나라(아베) 총리'라는 해시태그를 달기까지 했다.

27일 일간스포츠 등에 따르면 고이즈미 교코는 자신이 대표를 맡고 있는 연예기획사 아삿테(明後日)의 트위터를 통해 "거짓말을 이렇게나 잔뜩 늘어놓으면 본인도 정신적으로 힘들텐데. 정치가도 인간인 것을"이라고 썼다. 총리실이 개입해 내기 도박 혐의로 사직한 구로카와 히로무 도쿄고검 검사장의 징계수위를 낮췄다는 보도 기사를 함께 게재하면서다.

이어서 '#사요나라아베총리'라고 해시태그를 달았다. 아베 총리 내각의 지지율이 30%선을 붕괴하자 사임을 촉구하는 듯한 뉘앙스를 담았다. 지난 24~25일 마이니치신문과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각각 27%와 29%로 2012년 12월 2차 집권 이후 최저수준을 나타냈다. 일본 정계에서 20%대 지지율은 ‘정권 유지 위험 수위’로 간주된다.

고이즈미 교코는 아베 총리의 검찰 장악 시도 외에도 현 정권에 비판적인 트위터를 이어오고 있다. 일본 정부가 오사카 국유지를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와 관련이 있는 사학재단 모리토모학원에 헐값매각한 의혹과 관련해서는 '#아카기씨의 재조사를 요구합니다', '#아카기씨를 잊지 않겠습니다' 등의 해시태그를 달았다.

'아카기씨'는 모리토모학원 비리에 아키에 여사가 관여됐다는 부분을 삭제하라는 지시를 받고 자살한 오사카 재무국 직원 아카기 도시오(당시 54세)를 말한다.

고이즈미 교코는 일본을 대표하는 아이돌 출신 여배우다. 아이돌 시절부터 스타일리스트를 배제하고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옷을 입는 등 자기주장이 강한 가수로 알려졌다. 1980~1990년대는 광고 담당자들 사이에서 '기용은 곧 매출급증'이라는 의미에서 '하느님, 부처님, 고이즈미님'으로 불리기도 했다.

'눈물이 주룩주룩', '도쿄타워' '덴덴' 등 영화에 다수 출연해 국내 팬들에게도 지명도가 높다. 교양을 갖춘 연예인이라는 평가도 함께 받는다. 2005년 요미우리신문의 독서위원으로 독서면 서평을 담당했다. 그가 라디오방송에서 JD셀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을 소개한 다음 서점가에서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