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나 있는 공포 탓"…정신보건 과제 대두
2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통계국과 국립보건통계센터(NCHS)가 코로나19 팬데믹이 미국인에게 끼친 영향을 알아보고자 긴급히 실시한 가계동향조사(Household Pulse Survey)에서 응답자 20%가 우울증과 불안증을 모두 보였다.
불안증만 보인 응답자는 10%고 우울증만 보인 응답자는 4%였다.
응답자 총 34%가 '우울하고 불안'하거나 둘 중의 하나에는 해당하는 것이다.
조사는 온라인으로 이뤄졌다.
지난 7~12일 100만 가구에 연락해 약 4만2천명의 응답을 받았다.
질문은 병원에서 우울증과 불안증 검사에 사용하는 질문지인 'PHQ-2'와 'GAD-2'를 변형해 만들었다.
이번 조사에서 '기분저하나 우울감, 절망감 때문에 일주일에 얼마나 자주 괴롭냐'는 질문에 응답자 30%가 '며칠 정도'라고 답했다.
'일주일의 절반 이상' 또는 매일 괴롭다는 응답자는 각각 10%였다.
전혀 괴롭지 않다는 응답자는 50%였다.
WP는 "우울감을 느끼는 미국인이 팬데믹 기간 두 배 늘어난 것"이라면서 "이렇게 많은 미국인이 우울감을 느끼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많은 주(州)일수록 우울증과 불안증을 보인 응답자가 많았다.
예컨대 초기 코로나19 확산 진원지였던 뉴욕주는 응답자 37%가 불안감과 우울증을 나타냈고 코로나19에 토네이도까지 강타한 미시시피주는 이 비율이 48%에 달했다.
여성과 빈곤층에서 우울증과 불안증을 보인 응답자가 많았다.
지난 일주일 새 '걱정'을 멈추거나 통제하지 못해 괴로운 적 있었는지 질문에 그런 적 있다는 취지로 답한 비율은 연간소득이 15만달러(약 1억8천500만원) 이상인 응답자의 경우 40%였고 2만5천달러(약 3천만원) 이하인 응답자의 경우 68%였다.
특히 눈길을 끄는 점은 코로나19에 걸려도 건강을 되찾는 사례가 비교적 많은 젊은 층이 노인층보다 불안증이나 우울증을 더 나타냈다는 점이다.
18~29세 응답자 가운데 우울증과 불안증을 나타낸 이는 각각 36%와 42%였다.
이는 70~79세 응답자(우울증 12%·불안증 16%)나 80세 이상 응답자(우울증 9%·불안증 11%)보다 높을 뿐 아니라 30~39세 응답자(우울증 28%·불안증 34%)나 40~49세 응답자(우울증 26%·불안증 32%)를 웃돌았다.
마리아 오캔도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우울감이나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낯선 일이 아니다"라면서 "코로나19는 허리케인이나 지진, 테러와 달리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다는 점에서 '어디에나 있다'는 두려움을 준다"고 지적했다.
비영리기구 '미국정신건강'(MHA)의 폴 지온프리도 대표는 "대학과 학교들이 다시 문 열 때 (학생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정신건강 검사가 더 자주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