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무용은 일상서 즐길 수 있는 예술…어렵다는 편견 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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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무용 대중화' 기치 내건 남정호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
취임과 동시에 코로나 닥치자
집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현대무용 온라인 콘텐츠 기획
'창단 10주년' 10월 무용 축제도
대중성 있는 레퍼토리로 구성
취임과 동시에 코로나 닥치자
집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현대무용 온라인 콘텐츠 기획
'창단 10주년' 10월 무용 축제도
대중성 있는 레퍼토리로 구성
노란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여성이 바닥에 누워 있다. 곧 몸을 일으켜 세워 네 발로 걷더니 일어선다. 한 여성이 뒤편에서 이 동작을 설명한다. “아이가 탄생해 걸음마를 떼고, 성장하는 과정을 표현하는 춤사위죠.” 국립현대무용단이 지난 13일부터 매주 수·금요일 유튜브에 공개하는 온라인 홈트레이닝 콘텐츠 ‘유연한 하루’ 시리즈의 첫 편이다. 남정호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68·사진)이 이 영상에 진행자로 직접 출연했다. 2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만난 남 감독은 “현대무용이 앞에 붙은 ‘현대’라는 말처럼 일상에서도 즐길 수 있는 예술임을 보여주고 싶어 시리즈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국립현대무용단은 올해 창단 10주년을 맞았다. 그 어느 때보다 바빠야 할 시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됐다. 지난해부터 공들여 준비했던 공연들이 줄줄이 취소·연기됐다. 지난 2월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에 취임한 그는 당황하지 않았다. 공연장이 문을 닫는 동안 현대무용의 대중화를 시도했다. “순수예술은 아는 만큼 즐길 수 있어요. 진입장벽을 살짝만 낮추면 누구나 빠져들 수 있습니다. 우선 사람들에게 일상 속에 예술이 있단 사실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현대무용은 난해하다는 선입견이 있다. 이해하기 어려우니 소수의 관객만이 공연장을 찾는다. 남 감독은 “예술가들이 대중을 외면한 채 어려운 작품만 추구하는 엘리트주의에 빠진 탓”이라며 “현대무용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위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 숙제를 풀기 위해 단계별 접근 방식을 택했다. 우선 코로나19 시국에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온라인 콘텐츠를 기획했다. 지난달 단원 25명이 집에서 2~3분 동안 독무하는 ‘혼자 추는 춤’ 및 남 감독과 안영준 연습감독이 홈트레이닝 방법을 알려주는 ‘유연한 하루’ 가 그것이다. 그는 “흥미가 생겨야 현대무용을 해석할 의지가 생긴다”며 “무작정 작품을 보라고 강요할 순 없다”고 했다.
2018년부터 이어온 현대무용 이론과 인문학 교육도 강화한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기본적인 춤 동작을 알려주고 예술 교육도 한다. 남 감독은 “요즘 50~60대 여성들의 무기력함이 코로나19로 심해졌다”며 “이 분들을 위한 시니어 무용 교육 프로그램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무용에 흥미를 가진 사람을 위한 영상 콘텐츠 제작도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 문화원과 협업해 올해 일반인 대상으로 프랑스 무용 영화를 상영할 계획이다. 그는 “프랑스는 이미 1980년대부터 무용 영화가 확산됐다”며 “앙줄랭 프렐조카주의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뛰어난 작품을 일반인에게 소개하고 해설해 주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립현대무용단은 다음달 26~27일 신작 ‘비욘드 블랙’(안무 신창호)을 무관중 온라인 스트리밍 공연으로 초연한다. 국립현대무용단이 이전에 무대에 올린 공연 실황 영상을 상영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무용 신작을 온라인으로 초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 감독은 “한국은 촬영 기술뿐 아니라 촬영감독 수준도 높다”며 “예술성을 이해하는 감독들과 협업하면 온라인 공연에서도 미적 감각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대면 공연’도 대중성에 초점을 맞췄다. 국립현대무용단은 오는 10월 서울 상암 문화비축기지에서 10주년 기념 현대무용 축제를 연다. 남 감독은 “로봇 춤, 즉흥 춤판 등 다양한 레퍼토리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며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축제를 열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글=오현우/사진=신경훈 기자 ohw@hankyung.com
국립현대무용단은 올해 창단 10주년을 맞았다. 그 어느 때보다 바빠야 할 시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됐다. 지난해부터 공들여 준비했던 공연들이 줄줄이 취소·연기됐다. 지난 2월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에 취임한 그는 당황하지 않았다. 공연장이 문을 닫는 동안 현대무용의 대중화를 시도했다. “순수예술은 아는 만큼 즐길 수 있어요. 진입장벽을 살짝만 낮추면 누구나 빠져들 수 있습니다. 우선 사람들에게 일상 속에 예술이 있단 사실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현대무용은 난해하다는 선입견이 있다. 이해하기 어려우니 소수의 관객만이 공연장을 찾는다. 남 감독은 “예술가들이 대중을 외면한 채 어려운 작품만 추구하는 엘리트주의에 빠진 탓”이라며 “현대무용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위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 숙제를 풀기 위해 단계별 접근 방식을 택했다. 우선 코로나19 시국에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온라인 콘텐츠를 기획했다. 지난달 단원 25명이 집에서 2~3분 동안 독무하는 ‘혼자 추는 춤’ 및 남 감독과 안영준 연습감독이 홈트레이닝 방법을 알려주는 ‘유연한 하루’ 가 그것이다. 그는 “흥미가 생겨야 현대무용을 해석할 의지가 생긴다”며 “무작정 작품을 보라고 강요할 순 없다”고 했다.
2018년부터 이어온 현대무용 이론과 인문학 교육도 강화한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기본적인 춤 동작을 알려주고 예술 교육도 한다. 남 감독은 “요즘 50~60대 여성들의 무기력함이 코로나19로 심해졌다”며 “이 분들을 위한 시니어 무용 교육 프로그램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무용에 흥미를 가진 사람을 위한 영상 콘텐츠 제작도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 문화원과 협업해 올해 일반인 대상으로 프랑스 무용 영화를 상영할 계획이다. 그는 “프랑스는 이미 1980년대부터 무용 영화가 확산됐다”며 “앙줄랭 프렐조카주의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뛰어난 작품을 일반인에게 소개하고 해설해 주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립현대무용단은 다음달 26~27일 신작 ‘비욘드 블랙’(안무 신창호)을 무관중 온라인 스트리밍 공연으로 초연한다. 국립현대무용단이 이전에 무대에 올린 공연 실황 영상을 상영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무용 신작을 온라인으로 초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 감독은 “한국은 촬영 기술뿐 아니라 촬영감독 수준도 높다”며 “예술성을 이해하는 감독들과 협업하면 온라인 공연에서도 미적 감각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대면 공연’도 대중성에 초점을 맞췄다. 국립현대무용단은 오는 10월 서울 상암 문화비축기지에서 10주년 기념 현대무용 축제를 연다. 남 감독은 “로봇 춤, 즉흥 춤판 등 다양한 레퍼토리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며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축제를 열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글=오현우/사진=신경훈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