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말 아끼는 미 당국…유엔사 '북 우발 판단 보류' 파장 촉각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주한미군사령관이 유엔군사령관 겸직…일각선 한미간 긴장요인 작용 가능성 관측도
폼페이오도 사건 초기 "우발적 사건" 규정 미국 정부는 26일(현지시간) 이달 초 발생한 북한군의 비무장지대(DMZ) 감시초소(GP) 총격 사건과 관련, 북측의 우발적 상황인지 확정적으로 판단할 수 없으며 남북 모두 정전협정을 위반했다고 결론을 내린 유엔군사령부의 조사 결과 발표에 일단 말을 아꼈다.
이번 발표가 북한군의 우발적인 상황으로 판단한 한국 함참의 입장과 다른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다.
이는 "우발적"이라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사건 초기 언급과도 배치되는 것이다.
미 국방부 당국자는 이날 유엔사의 발표에 대한 질의에 "유엔사에서 나온 언론 발표를 참고하라"며 추가 언급을 자제했다.
미국을 비롯한 21개국 다국적군으로 구성된 유엔사는 중립기구 형태를 띠고 있지만, 주한미군사령관이 정전관리 권한을 가진 유엔사령관을 겸하고 있어 이번 발표를 놓고 미 정부의 의중에도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현재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이 유엔사령관을 겸직하고 있으며, 유엔사령관은 미 합참의 전략 지침을 받는다.
AP통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도 유엔사의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미국이 이끄는 유엔사', '미국 장군의 지시를 받는 유엔사' 등으로 표현했다.
유엔사가 이번 총격 사건을 우발적 상황으로 확정할 수 없다고 결론 내린데는 북한 측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정전협정 준수 여부를 감시하는 중립자로서의 현실적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 합참의 판단과 엇갈리는 것이어서 파장을 낳고 있다.
유엔사가 비무장지대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공개적으로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일각에서는 중립기구 형태이면서도 실질적으로 미 군 당국의 지휘를 받는 유엔사의 특수한 '지위'와 맞물려 이번 발표가 자칫 한미간 긴장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한미는 미국의 무리한 증액 요구에 따른 방위비 협상 표류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미 국방부가 이번 조사결과 발표에 말을 아낀 것도 유엔사와 미 당국의 '분리'를 시도하려고 한 차원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우리 국방부는 유엔사 결과 발표에 대해 "북한군의 총격에 대한 실질적 조사 없이 발표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면서 "우리 현장부대는 당시 북한군의 총격에 대해 대응 매뉴얼에 따라 적절하게 조치했다"며 조사결과에 대해 사실상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이다.
앞서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도 사건 초기 '우발적 사고'에 무게를 둔 바 있다.
미 외교수장인 폼페이오 장관은 사건 발생 몇 시간 뒤인 지난 3일 방송 인터뷰에서 "나는 그 보도를 봤고 일부 우리 내부 정보도 봤다.
적어도 최초 보고는 몇 발의 총탄이 북한으로부터 넘어왔다는 것이라고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 대응 사격을 가했다"며 "우발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총격 사건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만에 외부세계에 재등장한 다음날 일어났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유엔사 발표에 대해 "한국과 미국의 당국자들은 그동안 이번 총격이 우발적 상황이라고 믿는다고 말해왔다"며 이번 유엔사 결과 발표와 대비시켰다.
그동안 유엔사 역할 등은 한미간 현안으로도 계속 거론돼 왔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미국이 유엔사 역할 확대를 통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한반도에서의 주도권을 강화하려고 한다는 언론 보도 등이 잇따르면서 이 문제가 쟁점으로 부상했고, 당시 북한은 유엔사 역할 확대 움직임을 맹비판하며 유엔사 해체를 거듭 촉구한 바 있다.
이번 유엔사의 발표는 공교롭게 북한이 김정은 위원장 주재로 핵전쟁 억제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며칠 안 돼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24일 방송 인터뷰를 통해 "김정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주시할 것"이라며 핵 포기를 거듭 촉구한 바 있다.
대북 대화 재개 의지를 재확인하면서도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을 경우 미국도 상응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내비침으로써 북한의 추가 도발 차단을 시도하며 경고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다.
대선 국면에서 '북한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상황관리에 주력해온 미국은 북한이 추가 도발 등을 통해 대선판을 흔들 가능성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연합뉴스
폼페이오도 사건 초기 "우발적 사건" 규정 미국 정부는 26일(현지시간) 이달 초 발생한 북한군의 비무장지대(DMZ) 감시초소(GP) 총격 사건과 관련, 북측의 우발적 상황인지 확정적으로 판단할 수 없으며 남북 모두 정전협정을 위반했다고 결론을 내린 유엔군사령부의 조사 결과 발표에 일단 말을 아꼈다.
이번 발표가 북한군의 우발적인 상황으로 판단한 한국 함참의 입장과 다른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다.
이는 "우발적"이라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사건 초기 언급과도 배치되는 것이다.
미 국방부 당국자는 이날 유엔사의 발표에 대한 질의에 "유엔사에서 나온 언론 발표를 참고하라"며 추가 언급을 자제했다.
미국을 비롯한 21개국 다국적군으로 구성된 유엔사는 중립기구 형태를 띠고 있지만, 주한미군사령관이 정전관리 권한을 가진 유엔사령관을 겸하고 있어 이번 발표를 놓고 미 정부의 의중에도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현재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이 유엔사령관을 겸직하고 있으며, 유엔사령관은 미 합참의 전략 지침을 받는다.
AP통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도 유엔사의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미국이 이끄는 유엔사', '미국 장군의 지시를 받는 유엔사' 등으로 표현했다.
유엔사가 이번 총격 사건을 우발적 상황으로 확정할 수 없다고 결론 내린데는 북한 측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정전협정 준수 여부를 감시하는 중립자로서의 현실적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 합참의 판단과 엇갈리는 것이어서 파장을 낳고 있다.
유엔사가 비무장지대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공개적으로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일각에서는 중립기구 형태이면서도 실질적으로 미 군 당국의 지휘를 받는 유엔사의 특수한 '지위'와 맞물려 이번 발표가 자칫 한미간 긴장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한미는 미국의 무리한 증액 요구에 따른 방위비 협상 표류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미 국방부가 이번 조사결과 발표에 말을 아낀 것도 유엔사와 미 당국의 '분리'를 시도하려고 한 차원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우리 국방부는 유엔사 결과 발표에 대해 "북한군의 총격에 대한 실질적 조사 없이 발표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면서 "우리 현장부대는 당시 북한군의 총격에 대해 대응 매뉴얼에 따라 적절하게 조치했다"며 조사결과에 대해 사실상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이다.
앞서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도 사건 초기 '우발적 사고'에 무게를 둔 바 있다.
미 외교수장인 폼페이오 장관은 사건 발생 몇 시간 뒤인 지난 3일 방송 인터뷰에서 "나는 그 보도를 봤고 일부 우리 내부 정보도 봤다.
적어도 최초 보고는 몇 발의 총탄이 북한으로부터 넘어왔다는 것이라고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 대응 사격을 가했다"며 "우발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총격 사건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만에 외부세계에 재등장한 다음날 일어났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유엔사 발표에 대해 "한국과 미국의 당국자들은 그동안 이번 총격이 우발적 상황이라고 믿는다고 말해왔다"며 이번 유엔사 결과 발표와 대비시켰다.
그동안 유엔사 역할 등은 한미간 현안으로도 계속 거론돼 왔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미국이 유엔사 역할 확대를 통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한반도에서의 주도권을 강화하려고 한다는 언론 보도 등이 잇따르면서 이 문제가 쟁점으로 부상했고, 당시 북한은 유엔사 역할 확대 움직임을 맹비판하며 유엔사 해체를 거듭 촉구한 바 있다.
이번 유엔사의 발표는 공교롭게 북한이 김정은 위원장 주재로 핵전쟁 억제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며칠 안 돼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24일 방송 인터뷰를 통해 "김정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주시할 것"이라며 핵 포기를 거듭 촉구한 바 있다.
대북 대화 재개 의지를 재확인하면서도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을 경우 미국도 상응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내비침으로써 북한의 추가 도발 차단을 시도하며 경고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다.
대선 국면에서 '북한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상황관리에 주력해온 미국은 북한이 추가 도발 등을 통해 대선판을 흔들 가능성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