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수훈 연합뉴스 기획조정실장 '위험지역 취재보도의 이해' 출간

위험이 일상화된 환경, '위험사회' 속에서 사는 우리는 매일 아침에 눈을 뜨면 각종 사건·사고 보도를 접하고 있다.

국경이 닫히고, 일상생활이 제약되는,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또한 예외는 아니다.

언론들이 연일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소식을 쏟아내면서 각종 재난재해나 대형 사건·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제기되는 '선정적이고 국민 불안을 가중시킨다'는 비판 또한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30년 가까이 기자 생활을 해 온 안수훈 연합뉴스 기획조정실장이 출간한 책 '위험지역 취재 보도의 이해'(뉴스통신진흥총서 28)는 전쟁과 재난을 중심으로 고질적인 취재 보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아갈 방향을 모색한다.

재난재해마다 뒤따르는 언론보도 비판…올바른 취재보도 방향은
필자는 1990년대 초중반 서해 페리호 침몰사고, 성수대교 및 삼풍백화점 붕괴 등을 비롯해 이라크전쟁과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미국 남부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멕시코만 원유시추시설 폭발 사고, 아이티 대지진 현장 등 국내외 전쟁과 재난 현장에서 겪고 느낀 점을 토대로 책을 썼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취재 무용담이나 특종 취재의 성과에 대한 자랑보다 재난 취재 현장에서 느낀 자성과 더불어 전쟁 및 재난 취재와 관련한 방대한 자료 수집을 통해 그동안 제기되어온 언론학계나 언론전문가들의 보도 태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들을 체계적으로 분석 소개했다.

필자는 취재기자들이 안전장비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현장에 투입되는 한국 언론의 관행이 여전히 개선되지 못한 현실부터 진단하고 개선책을 찾았다.

또한,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보도나 피해자의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보도 행태 등 고질적 문제점을 진단했다.

특히 추측 보도가 난무했던 연평도 포격 사건 보도와 외신에 과다하게 의존했던 이라크전 보도, 김선일 피랍사건 신상정보 보도 등 주요 논란이 된 사례를 통해 배경과 원인을 살펴봤다.

아울러 한성순보 창간호부터 시작한 한국 언론의 재난보도 문제점을 다루면서 '재난 보도의 참사'로 여겨지는 세월호 참사 보도에 쏟아진 언론학계의 비판 목소리들도 담았다.

한국기자협회가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제정한 재난보도준칙에도 개선되지 못한 한국 언론의 관행들과 최근 코로나19로 드러난 감염병 보도준칙 관련 문제점 등도 다뤘다.

이 책에 소개된 필자의 제언은 시대변화에 맞게 새롭게 수정돼야 할 전쟁 및 재난 취재 보도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전쟁 및 재난 재해 현장에서 취재에 나선 기자들뿐만 아니라, 이들이 생산해 낸 뉴스를 소비하는 일반인들도 눈여겨볼 대목이 많다.

이룸나무. 214쪽. 1만8천원.


/연합뉴스